▲ 명태균 씨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대납 의혹' 재판에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두 사람이 처음으로 법정에서 만났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오늘(20일) 오 시장,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을 열고 명 씨의 증인신문을 진행했습니다.
오늘 공판에는 오 시장도 출석해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민중기 특별검사팀 대질 조사 이후 4개월여 만에 만나게 됐습니다.
앞서 명 씨는 지난 18일에도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불출석하면서 두 사람의 법정 대면은 무산됐습니다.
명 씨는 재판에서 2020년 12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주선으로 오 시장을 처음 만났고, 이후 여론조사를 대가로 아파트 제공을 약속받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오 시장이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증인에게 건 전화에서 '회장님,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한 사실이 있냐"고 묻자, 명 씨는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이어진 특검 질의에서 명 씨는 오 시장이 강 전 정무부시장과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그 비용은 후원자인 사업가 김 씨가 지원한다는 취지로 자신과 통화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또 2021년 2월 말까지 오 시장과의 관계가 유지됐으며, 자신이 오 시장 측에 도움을 줬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습니다.
한편 오 시장은 오늘 명 씨의 증인신문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지난 기일 강혜경 씨의 증언에 따르면 이 사람들(강혜경·명태균)은 사기 범죄 집단"이라며 "명 씨는 사기 범행 대상을 물색하는 모집책 내지 행동대원이다"고 말했습니다.
강 씨는 명 씨가 실질적 운영자로 지목된 미래한국연구소에서 부소장으로 근무하며 한때 명 씨와 함께 일했던 인물입니다.
이어 "여론조사 대납이 사실이라면 (제가) 여론조사가 조작되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10차례에 걸쳐 대가를 지급하며 그것을 받아보았다는 뜻이 된다. 바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 시장은 "오늘은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지는 날이다. 지켜봐달라"고 덧붙였습니다.
명 씨도 법원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본인이 당선되면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해서 (오 시장을) 도와준 건데 왜 내가 지탄을 받아야 하느냐"고 주장했습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로부터 총 10회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후원자 김 씨에게 비용을 대신 부담하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습니다.
특검에 따르면 명 씨는 2021년 1월 22일부터 2월 28일까지 10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관한 공표 또는 비공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캠프 비서실장이었던 강 전 부시장은 오 시장의 지시로 명 씨와 연락하며 설문지를 주고받는 등 여론조사 진행을 상의했다는 게 특검 입장입니다.
반면 오 시장 측은 명 씨를 접촉한 뒤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관계를 끊었으며, 명 씨 주장은 허위라며 특검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