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이 무료 로켓배송 산정 기준을 판매액에서 실결제액으로 변경한 것을 두고 소비자들의 시선이 따가워지고 있습니다.
오늘(19일) 업계에 따르면 정보유출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쿠팡이 충분한 책임 의무를 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손실을 소비자에게 떠넘겨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는 쿠팡이 피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피해 보상 명목으로 할인쿠폰으로 생색내더니 정작 무료배송 가격을 올렸다며 독점 플랫폼 기업의 가격갑질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쿠팡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 달부터 와우 멤버십 미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로켓배송 상품(판매자로켓 포함)의 무료배송 최소 주문 금액 산정 기준을 변경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무료 배송을 받으려면 쿠폰 및 할인 적용 전 금액이 1만 9천800원 이상이면 가능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최종 결제 금액이 1만 9천800원을 넘어야 합니다.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들은 기존처럼 최소 주문 금액 제한 없이 무료로 상품 배송받을 수 있으며, 개편안은 다음 달 중순 이후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무료배송 기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그러면 이제 쿠팡을 쓸 이유가 없다", "손해난 걸 소비자 돈으로 메꾸려는 거냐"는 반응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일부 누리꾼은 "소비자들한테 복수하는 듯한 행동이다", "이러다가 유료 회원 구독료도 올리겠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멤버십 미가입 소비자들은 무료배송을 받으려면 지금보다 물건을 추가로 구매해야 합니다.
2만 원짜리 상품에 300원만 할인되더라도, 실결제액이 1만 9천800원에 못 미쳐 배송비 3천 원을 지불해야 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현재 쿠팡에서 1만 9천900원에 판매되는 멀티탭을 할인가인 1만 5천670원에 구매할 경우, 지금은 원가가 무료배송 기준인 1만 9천800원이 넘어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료배송 기준이 실결제액으로 바뀌면서, 다음 달 중순부터는 4천130원이 모자라 다른 물품을 추가해야만 합니다.
이에 소비자들은 "기준 금액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물건을 찾다 보면 쓰지도 않을 잡동사니를 사게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시민 단체도 정보유출 사태 이후 쿠팡의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최근 논평을 내고 쿠팡의 무료배송 기준 변경이 "최근 '탈팡'(쿠팡 회원 탈퇴)에서 비롯된 영업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손실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쿠팡 측이 배송 기준 인상에 대해 "일부러 판매가를 높게 형성하고 할인율을 부풀리는 일부 판매자의 부당 행위로부터 선량한 소비자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도 "결국 와우 멤버십 미가입자에 대한 무료배송 가격을 인상해 와우회원을 늘리고자 하는 전략에 불과하다"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무료배송 기준 변경이 "전형적인 조삼모사 전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쿠팡이 지난 1월 고객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보상으로 할인 쿠폰을 지급했지만, 결국 멤버십 미가입자들의 무료배송 가격 기준을 높이는 방식으로 유료 회원을 늘리고,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무료 또는 저가로 서비스를 출시해 시장을 독점한 후 가격을 일방적으로 인상하는 행태는 독점 플랫폼 기업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쿠팡은 2024년에도 쿠팡이츠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행한 뒤, 약 한 달 만에 와우 회원 멤버십 요금을 인상했다"며 "'락인'(Lock-in) 효과를 바탕으로 멤버십 요금을 인상하고, 소비자 후생을 후퇴시킬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쿠팡이 쿠폰과 할인을 제외한 최종 결제액으로 무료배송 기준을 높이면서 보상 쿠폰이라는 취지를 흐렸다는 지적입니다.
쿠팡이 보상 쿠폰을 회원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탈팡'이 이어지며 쿠팡 활성 이용자 수는 2천600만 명대로 줄었다가 지난 1월 쿠팡이 피해 고객에게 1인당 최대 5만 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을 지급한 이후 이용자 수가 다시 2천700만 명대로 늘었습니다.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15일 쿠팡 이용자 수는 2천828만 1천963명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직후(2천908만 952명)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이에 쿠팡이 이용자 수를 회복하자 정보 유출 석 달 만에 무료 로켓배송 기준을 변경하면서 다시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쿠팡은 전날에도 개인 정보가 유출된 소비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는 마음으로, 불편을 겪으신 고객님께 구매이용권을 드린다"며 쿠폰의 유효기간이 다음 달 중순까지라면서 사용을 유도했습니다.
쿠팡이 보상 쿠폰을 지급한 당시에도 소비자들은 해당 쿠폰이 재가입을 유도하는 '기만 쿠폰'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당시 소비자와 시민단체는 "쿠팡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금액은 5천 원에 불과하고 탈퇴한 고객은 다시 가입해야 쿠폰을 발급받을 수 있다"며 "보상 쿠폰은 쿠팡의 생색내기와 기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