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지원 거절' 영국에 뿔난 트럼프…찰스 방미 연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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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 3세 영국 국왕(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란 전쟁을 둘러싼 미국과 영국 측의 의견 대립으로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방미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을 향해 비난을 쏟아냄에 따라 찰스 3세 영국 왕이 올봄 미국을 방문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지에 관해 영국 정가에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7일(현지시간) 전했습니다.

찰스 3세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올해 미국의 독립 250주년을 겸해 4월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방어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구 등의 문제로 양국 간 이견이 빚어지면서 방미 연기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집권 노동당 에밀리 손베리 의원은 이날 BBC 라디오의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가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은 국왕을 곤란하게 하는 것"이라며 "지금 이 일을 진행하는 것이 적절한지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언행으로 인해 정부가 국왕의 국빈 방미 일정을 예정대로 강행할 지에 대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는 전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핵심 동맹을 상대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한 데 대해 영국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확답을 피하는 등 미지근한 기류를 보이자 강한 어조로 영국 측을 비난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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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양자회담 자리에서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 대해 "키어는 우리가 승리한 후에 항공모함 2척을 보내겠다고 했다. 나는 그를 좋아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달 찰스 3세가 예정대로 방미한다면 국왕이 공개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비난에 직면하는 상황을 영국 정부가 특히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국왕의 방미 계획을 연기하거나 무기한 보류할 경우 초청자인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살 위험도 있어 영국 정부는 딜레마에 빠진 형국입니다.

이와 관련해 피터 웨스트매콧 전 주미 영국대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영국 정부가 국왕의 방미를 강행하는 것의 위험이 방미를 연기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쾌감을 주는 위험보다 더 크다고 판단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국 정부가 국왕의 방미 연기에 합의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쾌감을 줄 위험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영국 총리실은 국왕의 방미 문제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국왕의 국빈 방미가 예정대로 진행돼야 하느냐는 질의에 언급을 거부하면서 방미의 세부 내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이런 미묘한 기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은 찰스 3세의 방미를 기다린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웅장한 연회장"이 완공되면 외국 정상들의 방문 시 사용될 것이라면서 "가령 영국 국왕, 잉글랜드 국왕은 훌륭한 분인데 그분이 곧 오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아일랜드 총리와 가진 양자 회담 자리에서도 찰스 왕이 "곧"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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