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제(14일) 불이 나 외국인 열 명이 다친 서울 소공동 캡슐호텔의 내부 피해 영상을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복도는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은 데다, 여기에 짐까지 가득 놓여 있어 대피로가 사실상 막혀 있었습니다.
권민규 기자의 심층 취재입니다.
<기자>
SBS가 입수한 서울 소공동 캡슐 호텔 화재 이후 영상입니다.
외국인 투숙객들이 짐을 챙기기 위해 경찰 안내를 받으며 전기가 끊긴 건물로 들어갑니다.
좁은 계단참엔 큰 정수기와 음료수 페트병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고, 한 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는 복도엔 여행용 가방을 비롯한 짐들이 가득합니다.
객실엔 공간이 마땅치 않아 복도에 꺼내놓은 건데, 이동이 불편할 정도입니다.
[어! 조심조심!]
갑작스러운 화재로 즐거운 여행은 한순간에 끔찍한 악몽이 됐습니다.
[여기 한 사람 나갑니다! 안내 불 유도 좀 해주세요!]
[케빈·크리스/외국인 투숙객 : 여권을 되찾으면 비행기표를 다시 끊으려고 하는데, 여권이 없어서 떠날 방법이 없어요.]
[나길원/대한적십자사 재난대응팀 : 완전히 컴컴한 상황이었고, 제가 손전등 들고 있었잖아요. 손전등 들고 있는데도 어디가 어딘지 모를 정도로 미로 같았습니다. 완전히.]
이번 화재로 3명이 중상을 입는 등 10명이 다쳤는데, 중태에 빠진 50대 일본인 여성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피가 어려운 좁은 구조와 소방법 개정 전에 지어져 스프링클러가 없었던 점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합니다.
[함승희 교수/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 한 쪽에만 객실이 있다고 했을 때 1.5m 폭을 확보를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이거는 육안으로 봐도 60에서 80cm 사이로 보이거든요.]
특히 비상시 대피로 역할을 해야 하는 복도에 짐이 가득 쌓여 있어서 한밤중에 불이 났다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함승희 교수/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 실질적으로 이 공간은 복도가 없었다라고 보이고요. 가연물들을 방치하고 짐을 쌓아놓는 구조로 만들어놨기 때문에 피난하기 굉장히 어려웠을 겁니다.]
불이 난 호텔은 BTS 공연을 앞두고 실시된 지자체 소방 점검에서도 표본에 들지 않아 검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오늘부터 나흘간 서울 내 주요 숙박시설 5,481개소에 대한 긴급 화재점검에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최혜영, 화면제공 : 시청자 나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