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법리해석을 경찰이 수사?…'법왜곡죄' 내부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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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대 대법원장

'법왜곡죄' 시행 첫날인 12일 '1호 수사'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 내부에서는 당혹감이 역력합니다.

형사법관, 검사, 경찰 수사관 등의 법왜곡 혐의를 규명하려면 고도의 법리 판단이 필요한데, 법 해석 기관이 아닌 경찰로서는 전인미답의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조 대법원장이 법왜곡죄로 고발된 사건을 용인 서부경찰서에 배당했습니다.

일단 고발장을 제출한 이병철 변호사의 주거지 관할 경찰서로 사건을 보낸 것입니다.

추후 시도 경찰청에 사건이 재배당될 가능성이 큽니다.

고발장에는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형사소송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법왜곡죄는 형사법관, 검사 또는 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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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 대법원장이 임의로 법리를 왜곡해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 했는지 여부가 경찰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사건 기록만 수만 쪽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법 적용과 법리 해석을 따지는 대법원의 '법률심'을 경찰이 들여다봐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내심의 의사를 추측해 '의도'를 판단한다는 것도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자칫 자의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에서 수사의 난도도 높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 경찰 수사관은 "경찰이 법관 등 공무원의 법적 판단에 대해 수사한다는 것 자체가 곤혹스럽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나아가 수많은 형사 사건을 처리하는 경찰 수사관들도 법왜곡죄로 고소·고발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합니다.

경찰청은 일선 수사관들에게 법왜곡죄 수사 관련 내부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추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에 일부 이첩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청 검사'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만큼 검사에 대한 법왜곡죄 사건이 접수되면 공수처에 의무적으로 이첩해야 한다는 게 경찰청의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법관은 고위 공직자에는 포함되지만, 수사 개시 통보 대상에 불과한 만큼 공수처가 별도 이첩 요청을 하지 않는 한 경찰이 수사를 해야 합니다.

경찰 수사관이 법왜곡죄 혐의를 받을 경우에는 '제 식구 감싸기'라는 우려를 피하기 위해 검찰에 사건을 넘기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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