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력가에게 접근해 내기 스크린 골프를 치자고 한 뒤, 작정하고 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해자에게 약을 탄 음료를 먹이고, 리모컨으로 화면까지 조작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그대로 포착됐습니다.
조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실내 스크린골프장.
일행 중 한 명이 자리를 비우자 한 남성이 커피에 무언가를 넣습니다.
병뚜껑이 잘 닫혔는지 확인까지 합니다.
이번에는 장갑을 벗고 방을 나서자마자, 한 남성이 종이컵을 들고 와, 의자에 놓여 있던 컵과 바꿔치기합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을 탄 음료를 몰래 준비하는 장면으로, 내기 골프를 치는데 갑자기 기운이 빠지는 등 이상 증세를 느낀 피해자가 몰래 촬영한 겁니다.
사기 수법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USB 수신기를 컴퓨터에 미리 설치해 별도의 리모컨 조작이 가능하게 한 뒤 피해자가 공을 치기 직전 이 리모컨으로 스크린 방향을 틀어버렸습니다.
피해자 60대 A 씨는 이런 수법에 당해 재작년 12월부터 10차례에 걸쳐 스크린 내기 골프로 7천400여만 원을 잃었다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10명이 돌아가며 내기 골프를 쳤는데,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를 제외한 9명은 모두 한통속이었습니다.
이들은 골프 동호인 모임에서 재력이 있어 보이는 피해자를 물색하고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신재호/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5팀장 : 단순한 승부조작이 아닌 피해자 몰래 향정신성의약품을 섭취하게 해 그 신체와 생명에 직접적인 위험을 가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찰이 구속한 50대 주범 2명은 과거에도 몰래 약물을 먹이고 내기 골프를 치다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A 씨 외에 또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이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