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전운이 국내 주유소 기름값을 무섭게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에 반영되기까지 보통 2~3주의 시차가 걸린다는 공식도 이번엔 깨졌습니다.
오늘(4일) 오전 9시 기준 서울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820.53원을 기록했습니다.
하루 만에 32원 넘게 오르며 지난해 12월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1,800원 선을 넘어섰습니다.
경유 가격은 인상 폭이 더 가파릅니다.
서울 평균 경유 가격은 어제보다 58원 이상 급등해 리터당 1,766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9개월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전쟁 발발 이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불과 사흘 만에 55원, 경유는 73원이나 올랐습니다.
이번처럼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에 즉각 반영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업계에서는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공포와 고환율이 겹치면서 '사재기 수요'가 몰린 것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기름값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주유하려는 수요가 단기간에 폭발했기 때문입니다.
간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여파로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 모두 4.7% 안팎의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조선 호위를 위해 해군을 동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선언하면서 원유 수급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고물가와 고환율에 이어 고유가까지 덮치는 '3고 현상'의 공포가 현실화하는 거 아니냔 우려가 나옵니다.
(취재: 이현영/ 영상편집: 안준혁/ 디자인: 이수민/ 제작: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