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이에 대한 이란의 보복으로 중동 분쟁이 격화하면서 아시아에 새로운 위기가 닥쳤다는 미국 유력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중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특히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현지시간 2일 뉴욕타임스(NYT)는 아시아 각국이 앞으로 몇 주에서 몇 개월간 버틸 수 있는 에너지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쟁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이들 국가 경제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은 지난달 선박들에 '호르무즈 해협 폐쇄' 방침을 통보했고, 이날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이란 남부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에너지 요충지로, 이 해협을 통과한 원유의 80%는 아시아로 향합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중동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국내 에너지 생산량이 제한적인 한국과 일본이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취약하다고 NYT는 분석했습니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일본은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합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은 비축유 방출 태세를 점검하는 등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즉각적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한국의 비축유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10일 이상 분량이고, 일본은 254일분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석유 공급이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이란 사태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하면 두 국가의 경제적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NYT는 지적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이미 각각 연간 1천억 달러(146조 원)가 넘는 비용을 에너지 수입에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 상승은 두 국가의 무역 수지를 악화시킨다는 것입니다.
특히 인플레이션과도 싸우고 있는 일본의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더 끌어올릴 것이란 우려가 큽니다.
아울러 현금 지급이나 감세 등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에너지 가격 상승과 맞물려 국가 부채를 더 늘리고, 채권 시장에 추가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중국과 타이완 역시 이란발 에너지 위기를 피하기 어렵다고 NYT는 분석했습니다.
중국은 해상 원유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중동에서 수입하고, 이 중 4분의 1 정도가 이란산입니다.
이란산 원유 공급이 중단되면 결국 다른 공급처에서 더 비싼 가격에 원유를 수입해와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타이완도 전체 석유 수입량의 60%와 천연가스 수입량의 3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여온다는 점에서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타이완의 에너지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전력 공급 불안으로 반도체 생산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NYT는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