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미 여론…"트럼프 선택에 의한 전쟁" 지적도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이란 공습 반대 시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이란 공격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이번 작전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의 '임박한 위협'을 막기 위해 무력 동원이 꼭 필요했다는 의견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의적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우선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미국인들의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과 차이가 있습니다.

전날 이란 공습 직후 긴급 시행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미국의 이란 공격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27%에 그쳤다.

'반대한다'는 43%,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29%였습니다.

절반이 넘는 56%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을 너무 쉽게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정치권의 비판은 더 거셉니다.

광고 영역

민주당 일부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작년 6월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의 핵 능력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한 점 등을 볼 때, 이번 공습에 명확한 전략적 목표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국계인 앤디 김 연방 상원의원(민주·뉴저지)은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그들이 제기하는 '임박한 위협'은 이 지역에 대한 우리의 전례 없는 군사력 증강에 대한 반응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는 대통령이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한 다음, 행정부가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온갖 명분을 찾아내도록 한 사례"라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민주당 마크 워너(버지니아)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상대로 한 이란의 어떠한 선제공격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전혀 접하지 못했다"며 대통령이 "선택에 의한 전쟁(war of choice)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이날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회의적인 시각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위협의 범위와 시급성에 대한 주요 세부 정보를 의회와 국민에게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비판은 트럼프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에서도 나옵니다.

대외 군사 개입을 자제하겠다던 기존 약속과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수 논객 터커 칼슨은 이번 사태에 "역겹고 사악한 행위"라며 "판도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지만 현재는 결별한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격한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늘 거짓말이었고 미국은 뒷전이었다"며 "하지만 이번엔 최악의 배신처럼 느껴진다"고 썼습니다.

언론에서도 비슷한 지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공격은 궁극적으로 선택에 의한 전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NYT는 "이란으로부터 당장의 위협은 없었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약해진 이란 정부를 무너뜨릴 기회를 봤고, 민중 봉기를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전 대통령들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명분을 쌓는 데 몇 달의 시간을 두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임박했다는 이란 위협의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불과 8개월 전 자신이 '완전 파괴'를 선언했던 이란 핵 프로그램이 왜 이제 와 살아났다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CFR) 전 회장은 미국의 이번 공격이 적의 임박한 위협에 대응하는 '선제 공격'이 아니라,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는 '예방 공격'에 가깝다고 평가했습니다.

책 '필요에 의한 전쟁, 선택에 의한 전쟁'의 저자인 그는 이번 공격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사례와 비슷하다며, 이란을 공격할 '필요성'이 있었던 게 아니라 '기회'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