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집권 2년 차 첫 국정연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의 명분으로 내건 '핵무기 개발 위험'이 실제보다 부풀려진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은 수일 내 핵무기용 핵분열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에 많은 전문가가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 핵시설 3곳을 공습하는 '미드나잇 해머' 작전을 펼친 이후 이란의 핵 활동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는 것입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폭격 직후 "이란의 핵농축 시설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선언했습니다.
당시 B-2 전략폭격기가 핵시설 3곳에 GBU-57 벙커버스터를 투하했고, 지하 핵심 시설까지 파괴됐다는 것이 미군의 공식 발표였습니다.
또한 최근 위성사진에 따르면 나탄즈 인근 터널 시설 보강 작업과 일부 방어 공사가 포착됐지만, 원심분리기 재설치나 농축 재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위성사진과 현장 정보 분석 결과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재건하려는 징후는 없다"며 "사실상 멈춰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란이 핵 농축 관련 장비와 부품을 은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실제 재건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증거도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다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IAEA는 이란이 보유했던 고농축 우라늄도 공습 당시 파괴된 시설 잔해 아래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입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위험성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했다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다시 사악한 야망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란을 '세계 최대 테러 지원국'으로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란과 협상 중인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는 최근 "이란이 핵무기 제조 물질을 확보하는 데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긴박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 위협으로 지목한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도 실제보다 위험성이 부풀려졌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 국방정보국(DIA)은 지난해 5월 이란이 2035년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전용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를 연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베남 벤 탈레블루 선임국장은 이란이 지난해 6월 이후 실시한 두 차례의 우주발사체 시험에서 두 번째 시험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블루 국장은 "우주발사체 기술은 ICBM에 필요한 기술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우려할 만하다"면서도 "우주발사체에는 핵탄두를 보호할 재진입체와 열 차폐 기술이 포함되지 않았고, 이란이 얼마나 근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