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24년 국내 의료기기 업체의 37억 원 리베이트를 적발해 수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런데 약 300억 원대 계약을 체결한 외국계 업체들에 대해선 충분히 조사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혜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4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의료기기 업체 A사가 임상 연구비 명목으로 전국 병원 54곳에 37억 원을 지급한 행위를 '부당 리베이트'로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 8천7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그런데, 국내 판매량 1위와 2위인 외국계 B사와 C사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는 사뭇 달랐습니다.
이들 외국계 업체를 합해 같은 기간 대형병원들에 총 59건, 300억 원 규모의 임상시험 연구비를 지급하기로 한 계약을 맺었고, A사보다 지급 계약 규모는 8배 이상 컸습니다.
하지만, 공정위는 계약을 체결한 병원 숫자와 이들이 실제로 지급한 연구비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직접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혐의 처분해 버렸습니다.
감사원은 외국계 업체들에 대해 국내 업체와 같은 수준의 조사와 검토가 이뤄지지 않아 형평성 문제가 우려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박건율/감사원 재정경제감사국 제2과장 : 의료기기 임상 시험 지원 시 정상적인 거래 관행으로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이나 요건이 미흡한 측면이 있어 제도 개선하도록 통보하였습니다.]
자산 총액 5조 원이 넘으면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돼 공정위의 규제를 받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서 허위 자료를 제출한 기업들에 대한 공정위의 처분도 감사원 지적을 받았습니다.
관련법상 고발이 원칙이지만, 2022년부터 3년 동안 허위 자료 제출 31건 가운데 고발 조치는 단 2건에 그쳤고, 나머지 29건엔 단순 경고 조치만 내려진 겁니다.
공정위는 감사 결과를 수용하며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