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닝 브리핑

위법 판검사에 최대 10년형, '법왜곡죄' 국회 본회의 상정 [이브닝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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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25일, 민주당이 주도한 '사법개혁 3법안' 가운데 먼저 법왜곡죄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습니다. 검사와 판사 등의 법왜곡 행위를 처벌할 수 있도록 새로 형법 조항을 만든 것인데,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해 필요한 법" "정치 권력에 의한 사법 장악법"이라는 여야의 주장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정치권 밖에서도 법조문의 위헌성 여부를 놓고 법조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논란과 비판이 뜨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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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왜곡죄 탄생과 세부 내용..독일 '법왜곡죄'가 모태

법왜곡죄의 공식 명칭은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입니다. 지난해 3월 지귀연 판사의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를 계기로 움텄던 법제화 움직임은 결정적으로는 두달 뒤 5월1일 대법원의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법 위반 사건 유죄 취지 파기환송으로 본격화했습니다. 민주당과 함께 조국혁신당에서도 판검사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습니다.

법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 오후 본회의 직전 최종 수정된 문구는 괄호안에 표시)
제123조의2를 다음과 같이 신설한다.
제123조의2(법왜곡) 법관, 검사(형사사건의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 공소를 제기하거나 유지하는 검사) 또는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형사사건)에 관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1.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여 당사자의 일방을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드는 경우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함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거나, 적용되어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아니하여 의도적으로 재판 및 수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 다만,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재량적 판단은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위조 또는 변조된 증거를 그 정을 알면서 재판 또는 수사에 사용한 경우
3. 폭행, 협박, 위계, 그 밖의 방법으로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거나, 증거 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하거나 또는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하여 사실을 인정한 경우 (적법한 증거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
부칙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123조의2의 개정규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법왜곡죄의 모태는 독일의 법왜곡죄입니다. 독일은 형법 339조에 명시된 법왜곡죄(Rechtsbeugung)는 "법관, 그 밖의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법률 사건을 지휘하거나 재판함에 있어, 법을 왜곡하여 일방 당사자를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만든 경우 5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고 돼 있습니다. 조문상 가장 큰 차이점은 '고의'로 '중대한' 법 위반에 한해서 처벌하고 단순 실수나 오판은 배제하도록 한 점입니다. 독일 통계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7년 사이 모두 73건이 재판에 넘겨졌고 기소율은 1%입니다. 유죄판결은 56건이 나왔는데 자유형의 실형 선고는 3건이었습니다.

논란 부른 '법왜곡죄' 1항과 3항.."처벌하려면 명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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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왜곡죄(형법 제123조의2)'의 필요성을 놓고는 민주당 법사위 간사이며 법안을 성안한 김용민 의원이 오늘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정리했습니다. 헌정질서 붕괴 재발을 막기 위해선 비상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며 역사성과 중대성을 강조했습니다.

특검의 낮은 구형, 법원의 낮은 형 선고 그리고 법왜곡죄 찬반! -모두 같은 선상에 있습니다.
국민의 상식이나 눈높이 그리고 내란과 국정농단이라는 중대성을 고려하지 않은 검사의의 구형과 판사의 선고가 이해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진관 판사와 같이 소수의 법조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법조인들은 큰 사건이 벌어져도 이것을 평범화, 일상화시키는데 익숙합니다. 무언가 의도가 있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대부분 판단이나 행동이 비슷한 이유는 사안의 중대성과 역사성을 외면하는데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헌정질서가 통째로 무너진 사건이 발생했으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헌법정신에 맞는 비상한 조치들을 강구해야 합니다. 그런데 조금 시늉하다가 여기저기 기득권들(진짜 기득권과 일상화에 익숙해진 진보 포함)의 비판이 있으면 쉽게 물러납니다. 기존 질서를 유지하는데 익숙해져 있고, 잠시 물러나도 세상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세상은 원래 천천히 바뀐다며 쉽게 포기하는 태도, 그런 태도들이 모여 다시 헌정질서를 무너트리는 사건이 재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법조계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곳곳에서 위헌 소지가 다분한 법안이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논란 지점은 법안의 1항과 3항입니다.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하여'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모호해 죄형법정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겁니다.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온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지난 2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법안의 모호함과 남용 우려를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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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법왜곡죄로 처벌하는 것이 마땅해 보이는 사례들을 누구보다 많이 목격해 온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법왜곡죄 신설에 반대합니다. 개념이 지나치게 모호하고, 그 모호함은 필연적으로 남용의 위험을 낳으며, 결국 사법 기능 전반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결과가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책임을 묻기 시작하는 순간, 법관의 소신과 독립은 설 자리를 잃습니다. 훗날의 수사나 처벌 가능성을 염두에 둔 판단이 일상화된다면, 그 위축 효과는 사법의 본질을 잠식할 것입니다.
사법의 오류는 심급 제도와 재심을 통해 교정되어야 합니다. 형벌로 사법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또 다른 왜곡을 낳을 위험이 있습니다. 오늘은 권력을 견제하는 장치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내일은 소수자와 반대자를 옥죄는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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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4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변호사 출신 곽상언 의원이 "이대로 가면 저는 표결할 수 없다"고 수정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는 경우 처벌하도록 한 1호 조항을 받아들일 경우 사법부가 기존 판례를 변경할 수 없게 되고, 논리와 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범죄사실을 시인한 경우인 3호 규정 역시 범죄 구성 요건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오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법왜곡죄 신설에 찬성함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대법원 판계에 도전하는 판결을 내리는 하급심 판사에 대한 고발과 수사가 이뤄지지 않도록 조문을 수정해야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본회의 직전 최종안 수정..시민 피해ᆞ권력 남용 감시해야

이렇게 여권 내부의 수정 의견이 잇따라 더해지면서 민주당은 오늘 오후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일부 조항을 수정한 안을 당론으로 채택했습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법왜곡죄를 형사사건에 한정해 적용하고, 이들 요건에 대한 명확성을 추가해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수정됐다"고 전했습니다. 수정 이유와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법령의 해석과 적용은 법관의 핵심 직무에 속하고 특정 법령에 대한 해석이 잘못된 것인지 여부는 상급심의 판단을 통해 사후적으로 평가되어야 하는 전형적인 상소 이유에 해당한다는 점, 어떠한 사실인정이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하는지를 평가하는 것 역시 상급심에서 다루어져야 하는 전형적인 상소 이유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이들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이 사법권의 독립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고 법왜곡죄의 주체를 형사 사건의 수사, 기소, 재판을 담당하는 수사담당자, 검사, 법관으로 한정하며 법왜곡죄의 구성요건을 보다 명확히 하여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부합하고자 하는 것임.

비상계엄과 내란사건 판결이라는 역사적 변곡점을 거치면서 법왜곡죄가 달성하려는 목적과 시급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사실입니다.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 예방 차원이라는 주장에 수긍하는 이도 적잖습니다.

하지만 법안 신설, 특히 처벌 조항과 직결된 것이라면 보다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 또한 지극히 상식적입니다. 이런 의견이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반대가 아니라 시민의 피해 방지라는 측면에서 제기된다는 점은 특히 주목됩니다. 판사와 검사가 법과 원칙이 아닌 '처벌받지 않을 방법'을 고민하게 될 때 그 피해는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평범한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죠. 법왜곡죄로 외부에서 정치적 목적에 따라 수사 기관과 사법부를 흔들고, 역으로 권력층에 대한 사법적 통제가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 역시 새겨들을 목소리입니다. 국회 의석 구조 상 법왜곡죄는 여당 안대로 통과돼 공포 후 시행되는 절차를 밟겠지만 향후 이런 우려들이 현실화한다면 입법자들은 바로잡음에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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