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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리서치 업체가 작성한 보고서로 현지시간 23일 미국 월가에서 AI 즉 인공지능 공포 투매 현상이 발생했다고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습니다.
과학 소설을 연상시키는 이 보고서는 AI 혁신이 2028년 대형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킨다는 섬뜩한 시나리오를 담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월가에서 입소문을 탔고, 보고서에서 AI의 타격을 받을 것으로 언급된 소프트웨어와 신용카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줄줄이 급락했습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시트리니 리서치'는 지난 22일 뉴스레터와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2028년 6월 자 거시경제 리포트를 가상으로 작성하는 형식을 취했는데, 2년 뒤 근미래의 가상 세계를 제시하며 상당히 암울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보고서가 보여주는 가상 세계에서는 초고성능 AI 도구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처럼 대중의 일상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기업용 구독 소프트웨어(SaaS)도 대체하고 있습니다.
AI가 결제 수수료가 낮은 경로를 찾아내고 스테이블코인을 대체재로 활용하면서 신용카드를 쓰는 수요가 급감합니다.
그 여파로 카드사와 연계된 은행이 몰락하고 소프트웨어 및 컨설팅 기업들이 줄도산하며 화이트칼라 즉 사무직 대량 감원이 발생합니다.
실업률이 치솟고 소비가 줄자 기업은 수익 확보를 위해 AI 투자를 더 늘리고 감원 열풍은 더 심해집니다.
보고서는 이 과정이 종전의 경기 사이클과 달리 "자연적 제동장치가 없다"고 묘사했습니다.
또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못 갚는 사례가 폭증하며 2008년 금융위기를 압도하는 대혼란이 벌어집니다.
세수가 급감하고 재정 적자가 급증하지만, 정부는 손을 쓸 수 없는 것으로 묘사됐습니다.
보고서는 이 모든 문제가 지금껏 너무나도 희귀했던 '지능'이 AI 덕에 무한정으로 공급되는 초유의 변화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금의 산업·금융 체계와 기술 도입 과정이 '똑똑한 지능(인간)은 귀하다'는 전제 아래 운영됐는데, 이런 희귀함이 사라지고 지능 프리미엄(웃돈)이 청산되면서 매우 고통스러운 시장 재조정이 일어난다는 내용입니다.
보고서는 "투자 대상이 10년도 채 가지 못할 수 있다는 전제를 명심해야 하며, 대책을 세울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보고서 공개 직후인 23일, 보고서에서 거론된 도어대시를 비롯해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우버, 블랙스톤 등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7%가량 급락했습니다.
그리즐 인베스트먼트의 토마스 조지 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사태가 흘러가지 않는다고 봐도, 이번 보고서는 AI의 파괴적 혁신에 대한 실질적 우려를 충분히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투자 심리 위축은 당연하며, 관련 종목 투자자들의 확신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도어대시의 공동 창업자 앤디 팽은 SNS를 통해 "AI 기반 전자상거래가 산업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업계가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4% 내린 6,837.7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13% 내린 22,627.27에 각각 마감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는 언급되지 않았던 IBM도 하루 만에 주가가 13% 폭락하며 25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보였습니다.
이는 AI 기업 앤트로픽의 발표 여파로 풀이되는데, 앤트로픽은 자사의 코딩 AI인 '클로드 코드'가 IBM 장비를 움직이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코볼(COBOL)'을 현대화할 수 있다고 밝혀 시장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사진=시트리니 리서치 웹사이트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