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두쫀쿠' 유행했나…한국인 몸에 '쫀득한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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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유행한 두쫀쿠를 비롯해 우리나라에는 유독 쫀득한 식감을 가진 간식들이 많습니다. 한국인이 유독 쫀득함을 좋아하는 데에는 역사적, 유전적, 또 문화적인 이유가 숨어 있다는데, 그게 뭔지 살펴봤습니다.

<기자>

한국에 음식이 들어오면 다 쫀득해집니다.

빵이 찹쌀을 만나 꽈배기로, 두바이 초콜릿이 두쫀쿠로, 치즈를 찹쌀 속에 넣어 치즈볼로, 이 모든 게 우연일까요?

사실 한국인의 식탁에는 쫀득한 피가 흐릅니다.

벼농사에 적합한 4계절 기후와 넓은 평야가 많은 지형으로 우리는 오래전부터 곡물위주의 식습관을 가졌죠.

한반도 최초의 곡물요리는 바로 죽입니다.

그런데 이 죽에서 의외의 요리가 탄생합니다.

[이재호/식품회사 조리과학 연구원 : 죽을 끓여서 먹다 보니까 토기를 가열했을 때 흙냄새나 불순물들이 많이 음식에 섞여 들어가고 선조들이 이거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루라는 것을 발명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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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로 쪄서 먹는 이 형태가 떡의 기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삼국사기에 떡을 물어서 잇자국을 시험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미 오래전부터 쫀득한 떡을 먹었던 거죠.

주식인 쌀에서도 쫀득함의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재호/식품회사 조리과학 연구원 : 한국에서 재배되는 멥쌀의 품종은 자포니카 품종인데 찹쌀의 쫀득함을 이루는 아밀로펙틴이라는 성분이 멥쌀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함량이 높은 편입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 중에는 유독 쫄깃한 게 많은데요.

[이주현/푸드칼럼니스트 : 콜라겐이 응축된 족발이나 편육도 있고요. 수분을 날려서 당도나 이 식감이 응축된 곶감이나 과메기도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이런 음식들은 재료 본연의 식감을 물리적으로 변형시켜서 입안에 넣으면 찰지게 달라붙는 식감으로 만들어낸 사례라고 볼 수 있고요.]

[이재호/식품회사 조리과학 연구원 :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서 곡물이나 채소 위주의 식사를 오래해서 넓적한 치아 구조나 발달한 턱 구조를 형성했고 이러한 구조 자체는 서양인들과 같은 쫀득한 음식을 먹더라도 면적과 힘을 사용할 수 있어서 씹을 때의 만족감이나 쾌감을 더 느낄 수 있는 물리적으로 유리한 토대가 되었다.]

예전부터 이사를 오면 꼭 떡을 돌리고 중요한 행사에는 떡이 빠지지 않죠.

[이재호/식품회사 조리과학 연구원 : 우리나라에서는 쌀 자체가 귀했었는데 떡을 만들어 먹는 것 자체가 되게 귀한 것을 준다라는 매우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쫀득함이 그냥 식감으로만 머무는 게 아니라 한국인만의 감성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감각이라는 거죠.

우리 말을 보면, 노랗다는 표현이 누렇다, 누리끼리하다, 노르스름하다, 노릇노릇하다 등 다양한 것처럼 쫀득함 역시 표현이 다채로운데요.

[권우진/국어학 박사 : 쫄깃쫄깃. 한국인들이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뭔가 느낌 차이가 있잖아요. 모음을 바꾸거나 자음을 바꾸면 이렇게 다르구나 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차리고 전달할 수 있고 한데, 영어로는 그렇게 하려면 많지 않은 어휘에 수식어를 넣어야 되는 거죠. 문화가 계속 레벨업 할 수 있는 어떤 토양이 되는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쫀득한 식감은 SNS에 최적화된 식감이기도 합니다.

[이주현/푸드칼럼니스트 : 쭉 늘어나는 모습은 이 화면을 통해서 봐도 굉장히 생생하게 전달이 되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보는 즉시 바로 먹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쫙 늘어나는 것은 설사 잘 들리지 않더라도 이미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충족이 되는 질감이기 때문에 굉장히 어떤 효과적인 면이 강한 거죠.]

알고보면 뿌리 깊은 쫀득함 사랑.

다음에는 어떤 쫀득한 간식이 유행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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