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밀가루 담합"…공정위, 가격 재결정 명령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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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리관이 20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7개 밀가루 제조판매 사업자의 부당 공동행위에 대한 심사결과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국내 주요 제분사들이 밀가루를 6년간 담합해 판 혐의로 20년 만에 다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공정위는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릴지도 심의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민생 침해 행위를 엄단하라고 주문한 가운데 공정위 심사관은 이례적으로 빨리 사건 조사를 마쳤습니다.

공정위는 불공정행위 의혹 사건 처리에 쏠리는 높은 관심 속에 전원회의 심의가 완료 안 된 사건을 처음으로 공개 브리핑했습니다.

공정위는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등 7개 제분사(제분 7사)가 2019년 11월∼지난해 10월까지 국내 기업간거래(B2B)에서 반복적으로 밀가루 판매 가격 및 물량 배분을 밀약한 혐의를 전원회의에서 심의하기로 했다고 오늘(20일) 발표했습니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이 밀가루 가격을 짬짜미하고 거래 물량을 제한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취지를 담은 심사 보고서를 어제 전원회의에 제출하고 각 제분사에도 보냈습니다.

지난해 10월 조사를 시작한 지 약 4개월 반 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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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심판대에 오르는 제분 7사는 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CJ제일제당, 한탑입니다.

이들은 2024년 기준 국내 B2B 밀가루 시장의 88%를 점유했습니다.

담합 행위에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 규모는 5조 8천여 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심사관 측은 추산했습니다.

심사 보고서에는 이들의 담합이 중대한 위법 행위라서 시정 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담겼습니다.

특히 각 제분사가 자발적으로 가격을 다시 정하도록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려달라는 의견도 포함됐습니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생과 밀접한 품목에는 실효적인 행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적극적으로 경쟁을 회복하는 조치로서 가격 재결정 명령을 (심사보고서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는 심사관이 확보한 증거 자료를 각 제분사가 열람·복사할 기회를 제공하고, 당사자들의 서면 의견을 받은 후 주병기 위원장이 주재하는 전원회의에서 심의, 판단합니다.

담합 판단이 나오면 공정위는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실제 과징금 규모는 전원회의가 인정하는 관련 매출액 규모에 따라 달라집니다.

리니언시(자신 신고자 처벌 경감·면제) 해당 업체가 있거나 여타 가중·감경 사유가 있어도 과징금에 영향을 줍니다.

20년 만에 가격 재결정명령이 나올지가 특히 주목됩니다.

공정위는 담합 사건을 처리할 때 가격 재결정명령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실질적인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 조사관리관은 담합 사건 조사에 평균 300일 정도 걸리는데 4개월여 만에 마무리했다면서 "담당 과장을 포함해 5명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사건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제분업체들은 밀가루 담합 혐의로 2006년 4월에도 제재받았습니다.

당시 공정위는 8개 제분사가 밀가루 생산·판매량을 공동으로 제한하거나 판매가를 담합 인상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합계 43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가격 재결정 명령이 포함된 시정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들은 이번에 심의 대상인 업체거나 전신인 업체들입니다.

공정위는 가격 재결정 명령에 따라 5% 정도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과징금과 시정 명령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습니다.

현재 제분 7사의 담합 의혹은 법원도 심리 중입니다.

서울중앙지검은 2020년 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5년에 걸쳐 밀가루 가격 변동 여부, 변동 폭·시기 등을 합의한 혐의로 제분 7사 중 6개 법인과 임직원 14명을 이달 2일 기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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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파악한 규모는 5조 9천913억 원입니다.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이 있는 사건은 통상 공정위가 먼저 조사를 완료한 뒤 검찰에 고발하는데 이번엔 공정위 조사 도중에 검찰이 연루자를 고발해달라고 공정위에 요청했습니다.

공정위는 지난 1월 검찰이 고발 요청한 7개 법인 및 임직원 14명을 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 측은 심의 대상 사건을 전원회의나 소회의의 결론이 나기 전에 공개하고 브리핑한 게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공정위는 국민 관심이 큰 사건은 처리 과정을 더 투명하게 하고 알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앞으로는 선별적으로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이전엔 심사보고서를 제출해 심의 절차가 개시되더라도 이를 공표하거나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공정위는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의 사례 등을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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