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료' 수억 원 챙긴 전직 세무서장…항소심도 징역형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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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중앙지법

납세자들에게 고문료 명목으로 수억 원을 받기로 약속받고 퇴임 후 이를 챙긴 전직 세무서장들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김지선 소병진 김용중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세무서장 A 씨, B 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와 B 씨는 각각 2019년 6월, 2020년 6월 세무서장을 퇴직한 뒤 세무사 사무실을 개업해 약 1년 동안 자신의 관내에 있던 업체 수십 곳으로부터 매월 55만∼220만 원 상당의 고문료를 받은 혐의를 받습니다.

A 씨와 B 씨가 고문 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각각 57개, 47개였는데, 이를 통해 수수한 금액은 총 6억 930만 원, 4억 6,216만 원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은 관내 업체 운영자에게 "퇴직하는데 도와주세요", "고문 계약을 해주면 좋겠습니다"라며 계약 체결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같은 고문 계약은 전직 세무서장들에게 이어지던 관행으로, A 씨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후임자였던 B 씨가 이를 대부분 이어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이들은 고문 계약이 퇴임 후에 체결됐고, 퇴임 전 확정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던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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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퇴임 전 합의가 있었더라도 실제 세무 자문을 제공한 대가이므로 청탁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지난해 1월 1심 재판부는 이들이 퇴임하기 전 이미 구두로 고문료 지급에 대한 확정적 의사의 합치가 이뤄졌다고 판단했습니다.

계약 기간이 이들의 퇴직일 바로 다음 날부터 시작한 점, 퇴직 전 합의한 내용과 계약 내용이 같은 점, 일부 업체 운영자가 사전에 계약서 초안을 받은 기록이 있는 점 등을 토대로 의사의 합치는 세무서장 재임 중에 이뤄졌다고 본 겁니다.

또, 실제 자문의 대가라는 정당한 권원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고문 계약을 체결한 업체 수가 지나치게 많아 정상적으로 자문해주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문해줬다고 볼 객관적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 수행에 대한 국민 신뢰가 크게 훼손됐고 피고인들은 고문료 명목 금원 지급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고 질타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며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이어 "청탁금지법은 금품을 받는 것 외에도 요구, 약속까지 금지 대상으로 삼고 있어 이를 처벌하는 것이 특별히 확장 해석이라거나, 퇴직이 예정된 경우는 처벌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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