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소송에 해고자 계좌정보 제출…대법원 "개인정보법 위반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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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금융기관 해고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임직원이 해고자 계좌 잔금 정보를 변호사와 법원에 제출한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금융기관 임직원 A씨, B씨와 변호사 C씨에게 각각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에 돌려보냈습니다.

A씨가 소속된 금융기관은 2019년 2월 근로자 7명을 해고했습니다.

해고자들은 그해 7월 회사를 상대로 "징계가 무효인 만큼 본안 판결 확정일까지 임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이들은 임금이 끊기면 생계유지가 곤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측은 이에 반박하기 위해 해고자들의 예금 잔액, 지급 가능 잔액 등 정보를 법률 대리인인 C씨에게 전달했고 C씨는 이를 그대로 법원에 냈습니다.

검찰은 개인정보보호법 19조 등에 근거해 이들과 해당 금융기관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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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항은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가 동의 없이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쟁점은 A씨, B씨와 대리인이었던 C씨를 이 조항상 위반행위 주체인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로 볼 수 있는지였습니다.

1심은 해고자들의 계좌정보를 보유한 금융기관을 개인정보처리자로, 임직원과 대리인을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받은 자'로 각각 지목해 이들이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제3자인 법원에 제출했다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2심도 이 판단에 오류가 없다고 보고 1심 형을 유지했습니다.

금융기관은 2심 중 항소를 취하해 벌금형이 확정됐고 임직원 2명과 변호사만 상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임직원, 파견근로자, 시간제근로자 등 개인정보처리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개인정보 취급자'가 업무 수행을 위해 개인정보를 받는 경우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례를 인용하며 원심판결을 뒤집었습니다.

A씨와 B씨는 개인정보보호법 19조의 위반행위 주체와 구분되는 '개인정보 취급자'인 만큼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대법원은 소송 대리인이었던 C씨 역시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로 볼 수 없다며 무죄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의 체계와 문언을 고려하면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란 법률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정당하게 개인정보의 지배·관리권을 이전받은 이를 뜻하는데, C씨는 사측으로부터 해고자 개인정보를 위법하게 제공받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C씨 행위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적어도 원심과 같은 조항을 근거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은 "결국 피고인 모두 개인정보보호법 19조 위반 행위의 주체로 보기 어려운데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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