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수다] 오승윤의 첫 연극 도전…'슈만'이 꺼낸 키워드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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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슈만'은 배우 오승윤(34)의 29년 연기 인생에서 첫 연극 도전작이다. 어린 나이부터 장르 불문 다양한 무대와 매체를 오가며 자신만의 결을 다져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요하네스 브람스로 관객을 만난다. "목표를 크게 잡기보다, 지금 주어진 걸 잘 해내자"는 마음이 오승윤이 연기를 대하는 낮고도 진지한 자세다.

연극 '슈만' 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구슬땀을 흘리는 오승윤을 만났다. 요하네스 브람스 역으로 더블캐스팅 된 김이담 배우와 함께 의지하며 진지하게 극에 빠져들고 있었다. 평소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고민하는 배우답게, 오승윤은 스토리 밖에 녹아 있는 많은 것들을 때론 계산하고 때론 상상하며 준비하고 있었다.

Q. 연극이 음악가 이야기이고, 그것도 클래식인데… 원래 클래식에 관심이 있었나요?

"클래식을 깊게 듣던 편은 아니었어요. 작년에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처음 보기도 했고요. 이루마 선배님이 LP를 선물해 주셔서 그걸로 클래식을 듣기도 했죠. '헝가리 무곡'은 정말 귀에 익숙한 곡이었는데 브람스의 작품인 줄은 몰랐어요. 평소에는 발라드를 좋아해서 많이 들어요. 권진아 님 또 박효신 님도요. 특히 '대장님' 앨범은 모두 모았고, 팬클럽도 가입했을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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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극을 준비하면서 들은 브람스의 곡은 어땠나요?

"피아노 연주신도 있고 음악이 계속 나오니까 매일 같이 접하고 있는데요. 클래식이 웅장하고 과한 이미지였는데, 오히려 섬세하고 세련돼서 질리지 않더라고요. 어릴 때 한 두 달 피아노를 배웠고, 또 화성학으로 한 두 달 배우긴 했는데 너무 어려워요. 연극에서도 피아노 연주하는 연기를 계속 해야 하는데 싱크 맞추기가 어렵더라고요. 또 질감이나 힘조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야 연기에 설득력이 생기니까 틈나는 대로 피아니스트 연주 영상을 보면서 익숙해지려고 하고 있어요."

Q. 실존 인물을 연기하면서, 브람스를 처음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지점을 고민했나요?

"작가님께 먼저 인물과 관계 이야기를 들었어요. 작가님이 독일까지 가서 실제 공간을 보고 조사한 걸 '도슨트 듣듯' 재미있게 들었어요. 브람스는 상대적으로 정보가 적어서 답답했는데, 나중엔 오히려 '표현의 자유'가 있겠다고 생각했죠. 이 작품의 핵심 키워드가 '헌신'인데, 사랑뿐 아니라 스승·가치관·무엇보다 '음악'에 대한 헌신이 중요하다고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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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관객에게 브람스의 어떤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저는 브람스가 독신으로 산 게 '감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감정이 너무 많고 깊어서 그걸 정제해 다른 에너지로 쓸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중요한 포인트는 '악의적이지 않게' 보이게 하는 것. 관객이 설득돼야 하니까요."

Q. 만약 내가 브람스라면 '쟁취 vs 포기' 같은 선택 앞에서 어떤 타입일까요?

"그건 너무 이분법적이에요. 상황마다 다르죠. 우정이 먼저면 포기할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랑은 포기 못하잖아요. 쟁취, 포기… 이거 너무 이분법적이고. 그때그때… 내가 첫눈에 너무 괜찮은 사람인데, 저는 우정이 먼저면 포기할 수 있었을 텐데. 근데 내가 먼저 너무 사랑하면 포기 못하거든요. 그리고 그 모든 걸 이해해 줄 수 있는 게 또 우정인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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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관객들이 이 연극을 봐야 하는 이유, 꼽는다면요?

"이 작품은 노래를 부르진 않지만 '음악극 같은 느낌'이 있어요. 클래식은 보통 듣거나 텍스트로 접하는데, 이 작품은 '클래식이 이렇게 탄생했구나'를 스토리로 '보여주는' 연극이에요.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고, 음악이 이야기의 소통 매개체가 되죠."

Q. 함께하는 선배 배우들과 호흡은 어때요?

"박상민 선배님은 처음엔 무서웠는데, 너무 잘 웃으시고 옆집 형 같아요. 많이 챙겨주시고요."

Q. 김이담 배우의 장점을 하나 말해준다면?

"김이담은 무대 경험이 많아서 유연하고, 특유의 러블리함·퓨어함이 브람스랑 찰떡이에요. 계산하지 않은 솔직한 연기가 부럽고 배울 게 많아요."

Q. 연기 오래 했는데, "할수록 재밌다" 타입인가요?

"솔직히 말하면 그냥 하는 거예요. 좋아하고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분명히 있는데, 목표를 크게 잡기보다 '지금 주어진 걸 잘 해내자'는 쪽이에요. 그 이상 생각하면 탈이 나더라고요."

Q. 오승윤 배우에게: 이번이 첫 연극인데, 뮤지컬과 다른 점은요?

"뮤지컬은 음악이 시간을 설명해 주는데, 연극은 그 '빈 공간'을 내가 채워야 하잖아요. 그걸 채우는 행동이 설득력 있는지, 사족인지 경계선을 찾는 게 어렵고 중요하다는 걸 느껴요. '덜어내고 담는' 그 아슬아슬한 선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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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매체가 있나요?

"뭐든 좋아요. 더빙도 많이 했고, 뮤지컬도, 연극도, 매체도… 배우로 할 수 있는 건 안 가리고 다 하고 싶어요. 연출도 욕심 있고, 단편 시나리오도 쓰고요. 블랙코미디나 솔직한 연애물 좋아해요. 시나리오를 통으로 쓴 건 10편 좀 안 되는데, 계속 쓰고 싶고요."

Q.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요?

"제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변호사면 진짜 변호사처럼, 인물로만 보이는 배우요. 어떤 극에서 저를 봤을 때 제가 안 보였으면 좋겠어요. 변호사 역할을 했는데 '쟤 변호사 아니었어?' 이런 식으로. 인물로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극 '슈만'은 2월 14일 더굿씨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사진=백승철 기자

(SBS연예뉴스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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