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해튼에 위치한 구글 뉴욕 본사
올해 천문학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나서는 미국 빅테크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빅테크 기업들과 이들의 공급업체들이 올해 AI 인프라에 약 7천억 달러(1천조 원)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대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 시장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올해 최대 1천850억 달러(약 270조 원)를 쓰겠다고 밝힌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100년 만기의 '센추리본드'(century bond) 발행에도 나설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알파벳은 영국 파운드화로 만기가 100년인 초장기채 발행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파벳의 100년 만기 채권 발행 계획에 대해 FT와 블룸버그 통신은 '드문'(rare), '매우 드문'(very rare) 경우라고 표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자체적으로 집계한 자료를 토대로 "모토로라가 1997년 이와 같은 유형의 채권을 발행한 이후 기술기업이 이처럼 극단적인 만기의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습니다.
FT는 IBM이 30년 전인 1996년에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한 적이 있다면서 기술 분야 대기업 대부분이 최대 4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100년 만기 채권은 그동안 정부와 대학 같은 기관이 발행해 왔습니다.
FT는 "센추리본드는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 시기에 오스트리아와 아르헨티나 같은 정부를 포함해 다수 발행된 적이 있지만, 가장 극단적인 장기 차입 형태로 매우 드물다"고 짚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각국 정부를 제외할 경우 파운드화로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한 곳은 옥스퍼드대, 프랑스전력공사(EDF), 자선단체 웰컴트러스트 등 3곳입니다.
일반 기업의 경우 인수합병 가능성, 시대에 뒤처질 수 있는 사업 모델과 기술로 인해 100년을 만기로 하는 채권 발행은 드물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매업체 J.C. 페니는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한 지 23년 만인 2020년 파산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블룸버그는 기술기업들이 AI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조달해야 하는 막대한 자금 규모를 감안할 때 100년 만기 채권 발행과 같은 "극히 드문"(ultra-rare) 거래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하이퍼스케일러'로 불리는 주요 AI 기업의 올해 자본지출(CAPEX) 예상액을 모두 합하면 6천600억 달러(약 96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T는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자본지출 계획을 모두 확대했다면서 현금 흐름만으로 이러한 전례 없는 지출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올해 차입액이 4천억 달러(약 58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KBRA의 전략가 고든 커는 "그들(기술기업들)은 구조화 금융 투자자부터 초장기 투자자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모든 유형의 투자자를 끌어모으려 한다"면서 보험회사와 연기금이 100년 만기 채권의 주요 매수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그는 100년 만기 채권 발행과 관련해 "이것이 흔한 일이 될지 아닐지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국채 시장에서도 흔한 일은 아니다"고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