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예산 회의록 전수 분석 보도 오늘(5일)도 이어갑니다. 국회가 올해 예산 심사에서 성과로 내세운 첫 번째 항목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의 확대입니다. 7곳이었던 사업지를 전국 10곳으로 늘렸습니다. 먼저, 현장 상황은 어떨까요? 시범 사업이 한창인 마을을 점검해 봤습니다.
배여운 기자입니다.
<기자>
인구 소멸 위기 지역 주민에게 월 15만 원을 지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지난해 10월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충남 청양군은, 최근 인구 3만 명 선에 근접했습니다.
[주민 : 이쪽으로 많이 외부 사람들도 온 사람도 많아요. 하여튼 꽤 있어요. 근래에 많이 왔어.]
[주민 : 우리 지역으로 들어오면 좋지. 청양 인구가 늘어나야지, 너무 없어.]
그런데 과연 실제로 살러 온 사람들일까.
마을 내부에선 다른 목소리가 나옵니다.
[주민 : 어쨌든 뭐 혜택을 보려고 해놓지 않았겠어요. 월 15만 원씩 혜택을 준다니까 일단 전입만 해놓은 걸로.]
취재진이 위장 전입이 의심되는 집들을 직접 확인해 보니, 인기척 없는 빈집이 허다합니다.
위장 전입 우려가 커지자, 청양군은 뒤늦게 이달부터 실거주 실태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는데,
[청양군청 관계자 : 마을별로 실거주 (실무) 협의회라는 것을 구성해서, 신청자 대상으로 실제 거주하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절차를 거치려고 하고요.]
마을들은 마을대로 불편한 기색입니다.
[이삼성/청양군 이장협의회 회장 : 실거주 수를 조사해서 아니다, 기다를 우리가 판단을 한다고 보면은, 내부 고발자 밖에 안 되거든요. 이장님들이 상당히 어려우실 것이라고 보고.]
문제는 또 있습니다.
청양군은 시범 지역 선정 이후 두 달간 전입 인구가 전년 동기 대비 3배가량 느는 등 증가세가 뚜렷하긴 한데, 전입자 전수 분석을 해 보니, 공주, 홍성, 예산 등 인근에서 온 전입이 40%에 달했습니다.
청양군까진 아니라도 인구 소멸 우려가 큰 지역들이라,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이른바 풍선 효과 우려가 나옵니다.
보시는 것처럼 다른 시범지역도 전입 인구가 꽤 늘어났는데, 앞서 언급한 도덕적 해이나 풍선 효과 걱정은 공통적이었습니다.
예산 문제도 있습니다.
기본 소득 예산은 정부가 전액 지원해주는 게 아니라 지자체가 30% 정도를 분담해야 하는데,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은 이 돈을 마련하느라, 다른 예산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청양군의 경우 550억 사업비 중 국비 지원 등을 제외한 자체 부담이 165억 원 정도인데, 이미 복지 및 농업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102억 원 축소 편성했습니다.
다른 시범 지역 역시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사업 확대 전 이런 부작용을 막을 치밀한 설계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최하늘·강윤정,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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