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500조 시대의 그늘…금융사에 떼인 수수료만 2조 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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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적립금 500조 원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국민의 노후 자금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며 양적 팽창을 거듭하고 있으나, 그 이면에서는 금융회사들이 거둬들이는 수수료 수익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적립금 규모가 커질수록 금융사가 가져가는 절대 금액이 늘어나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가입자의 실질 수익률 제고보다는 금융사의 수익원 역할에 치중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오늘(5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의 공시 자료와 금융업계 등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약 495조 1천320억 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0% 이상 성장한 수치로, 퇴직연금이 국민연금의 3분의 1 수준에 육박하는 핵심 노후 자산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42개 퇴직연금 사업자(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가 가입자들로부터 거둬들인 수수료 수익 총액 역시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공시된 사업자별 수수료율과 적립금 규모를 교차 분석해 산출한 결과, 2025년 한 해 동안의 수수료 수익 총액은 약 2조 1천285억 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2024년 결산 당시 보고된 약 1조 7천420억 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수수료 수입이 4천억 원가량 증가한 셈입니다.

이는 적립금 증가율보다 수수료 수익 증가세가 더 가파를 수 있음을 시사하며, 금융사들이 적립금 규모 확대에 따른 수혜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사업자별 추산치를 살펴보면 대형 금융사들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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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선두권인 삼성생명의 경우 약 61조 원의 적립금을 바탕으로 연간 약 2천206억 원 상당의 수수료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 역시 각각 1천억 원대 중후반의 수수료 수입을 기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상위 몇 개 금융사가 퇴직연금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수수료만으로도 연간 수천억 원의 수익을 내는 셈입니다.

이를 두고 금융권 일각과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정보의 불균형과 형평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수수료율이 소폭 낮아졌다는 지속적인 홍보성 발표와 달리, 적립금이라는 모수가 비대해짐에 따라 금융사가 가져가는 실질적 금액은 오히려 급증하는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25년 하반기 증시 흐름에 따라 실적배당형 상품의 적립금이 불어나면서 금융사가 가져가는 운용 관리 수익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머물러 있는 다수의 가입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이익을 얻으면서도 매년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지속해서 부담하고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막대한 수수료 수익이 발생하는 상황인데도 가입자들이 실제 부담하는 액수를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현재 금융당국은 수수료를 총액이 아닌 '총비용부담률'이라는 비율 형태로만 주로 공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공시 체계가 적립금 현황과 수수료율 자료를 별도로 분리해 제공함에 따라 일반 국민이 특정 금융사가 한 해 동안 가져간 전체 수입액을 확인하려면 복잡한 계산 과정을 거쳐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제도가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하는 본연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수수료 산정 방식과 공시 체계에 전향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합니다.

단순한 비율 공시를 넘어 가입자가 체감할 수 있는 수수료 총액 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제공하고, 적립금 규모에 비례해 수수료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제도의 도입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퇴직연금 500조 시대라는 외형적 성장이 금융사들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만 고착되지 않도록 가입자의 수익률과 금융사의 보상이 합리적으로 연동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할 시점입니다.

당국 역시 파편화된 공시 정보를 통합해 국민 누구나 자신의 노후 자산에서 얼마의 비용이 빠져나가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공시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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