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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비싸다고? 아직 멀었다" 깜짝 전망 내놓는 이유 [스프]

[똑소리E]


⚡ 스프 핵심요약

금값이 1년 만에 84% 급등해 온스당 5,200달러를 돌파했으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보다 훨씬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각국의 막대한 통화 공급, 미국에 대한 신뢰 약화, 지정학적 불안이 주요 원인이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달러 대신 금을 매입하고 있습니다.

금값의 기록적 상승은 '부자만 더 부자가 되는 자산 양극화'와 '달러 패권에 대한 글로벌 불신'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경고등입니다.

※ 2026. 1. 29. 출고된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기사입니다.

트럼프 정부의 미국은 어떻게든 달러 아닌 돈들을 벌고 싶어 하죠. 전 세계에 대해서 사실상 한도 없는 신용카드라고 할 수 있는 달러를 가진 나라지만 그걸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겁니다. '제조업을 일으켜서 밖에서 돈을 좀 벌어 와 보겠다.' 이렇게 외치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지난 1년간 미국에서 진짜 유의미하게 늘어난 수출품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금입니다.

트럼프 입각 이후로 미국의 금 수출은 갑자기 전에 보기 힘들었던 수준으로 급격하게 치솟았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금을 팔아서 진짜로 남의 돈을 벌어 왔다고 봐도 될까요? 그렇다기보다는 금값이 기현상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지금 상황이 미국의 무역수지 통계까지 왜곡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금값, 언제까지 이렇게 치솟을까요? 금값이 온스당 5천 달러를 넘어버린 지금 상황이 우리 경제에 의미하는 것은 도대체 뭘까요?

미국은 어쩌다 난데없이 금 수출국으로 떠올랐을까요? 급증한 금 수출 이전에 급증한 수입이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 입각 이후에 이른바 관세 경제가 펼쳐질 거란 불확실성이 전 세계를 뒤덮으면서 세계 최대 귀금속 거래 시장인 미국의 코멕스로 지난해 초 단기간에 전 세계에 금이 몰리기 시작합니다. 트럼프 당선 후 약 석 달 동안 무려 39만 3천 킬로그램, 393톤의 금이 뉴욕 코멕스 금고로 들어갔습니다. 코멕스 금고의 재고가 한꺼번에 75%나 불어나는 수준의 엄청난 양이었습니다.

'금을 수입하는 데도 관세가 붙을지 모르니까 그 전에 미리미리 미국 안에 금을 쟁여두자'는 마음으로 뉴욕 선물시장 쪽에서의 금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에서 금에 대해 말하자면 뉴욕 프리미엄, 코멕스 프리미엄이 붙어 버렸던 겁니다. 우리가 흔히 한국에서 금이나 코인 같은 자산들이 유독 비싸질 때 김치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얘기한 것과도 비슷한 상황이죠.

이후 트럼프 정부가 '금에는 관세 안 붙여. 걱정하지 마' 이런 신호를 보내면서 이 금들이 전통적인 거래 허브인 런던이나 스위스로 되돌아가는 흐름이 나타났고, 이게 미국의 수출로 잡혔습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로 가면서는 금값이 계속 치솟으면서 결과적으로 미국의 금 수출 액수가 급증하는 모습까지 나오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미국 수출품 뭐가 이렇게 갑자기 해외에서 잘 팔리지? 들여다봤더니 '사실상 유의미하게 늘어난 건 금 하나네. 미국의 진짜 성장률을 분석하는 데 포함시키면 안 될 커다란 왜곡이 생길 뻔했네' 이런 규모로까지 금괴 더미들이 대서양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끝인 줄 알았지?" 초고속 상승 중인 금값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한 번 들여다보면 요샛말로 웃픈 해프닝, 두 번 생각해 보면 동시대 국제 경제에서 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상 현상의 또 다른 단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0년 1월까지만 해도 온스당 1500달러 중반대에 머물렀던 금값은 6년 만에 5천 달러를 넘더니 장중 5,200달러까지 돌파했습니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상승세로 인해서 이제 그 기울기가 좀 평탄해질 때가 됐다는 전망이 나왔던 2025년에 오히려 그 전까지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급등세를 그립니다. 2026년 1월 말인 지금 딱 1년 전에 비해서도 금값이 무려 84%가 올라 있는 상태입니다.

이제 금반지 한 돈에 100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돌잔치에 줄 수 없는 선물이 돼버렸습니다. 이 정도로 금 가격이 단기간에 급증한 적이 있었을까요? 장기간의 흐름을 보면 명확합니다. 지난 50년간 이와 그나마 조금이라도 비슷한 급등세가 나타났던 구간은 단 한 번, 2008년 금융위기 이후입니다.

미국이 일으켰던 금융 사고를 만회하기 위해서 최초의 대규모 양적 완화, 즉 사실상 달러를 마구 찍어냄으로써 사태를 수습한 후에 몇 년간에 걸쳐서 금값이 급등했습니다. 미국의 침체, 미국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막는 대가로 돈 가치가 떨어지면서, 즉 돈값이 떨어진 만큼 온갖 실물 자산의 가치가 오르면서 금값이 그 상승 궤도를 함께 그렸습니다. 자산을 가진 사람들은 더더욱 급격하게 부자가 되고, 여기에 합류하지 못한 사람들은 더더욱 급격하게 가난해지는 전 세계적인 양극화가 따라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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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까 금융위기 이후에 금값 상승이 그린 봉우리는 지금에 비하면 아담한 언덕 수준입니다. 코로나 이후로 찍어낸 돈의 규모는 금융위기 때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하고, 금값이 여지없이 따라 오르고 있습니다. 2022년을 전후해서 미국이 금리 인상과 함께 시중에 풀린 돈을 약간 빨아들이긴 했지만,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시중에 돈이 흔합니다.

그러면 2026년을 시작하는 지금 단시간에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버린 금값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직은 떨어지기가 더 힘들지 않을까, 좀 더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런 분위기가 조성돼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연말 온스당 금 가격 전망을 기존 4,900달러에서 5,400달러로 높여 잡았습니다. 이 정도는 지금 시장에서 아주 보수적인 편입니다. 모건 스탠리는 5,700달러, 소시에테 제네랄은 6,000달러,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7,100달러까지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올해 연말에 금값을 더 높여 잡은 사람들일수록 지금 세계 경제가 그만큼 건강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당분간 웬만한 자산은 계속 오른다, 그만큼 투자하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진다는 거죠. 국제 금값 온스당 5,000 달러, 아니 5,200달러 돌파가 말해주는 지금 경제의 얼굴입니다.

금값 5천 달러 돌파...'돈값' 하락 - 자산 과열 -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가의 신호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사람들인 파월 의장의 연준 공개시장위원회는 더 빠른 금리 인하를 종용하는 트럼프 정부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서 틀어졌지만요. 지난해 말에 확실하게 못 박은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시장에 흐르는 돈이 막히는 구간이 없게 하겠다. 400억 달러, 우리 돈 60조 원 규모의 돈을 동원해서 돈이 원활하게 도는 것을 돕겠다. 트럼프 정부가 원하는 만큼의 속도는 아닐지 몰라도 연준이 분명히 기준금리를 서서히 내려왔는데 여기에 역행해서 시장 금리가 튀게 두지는 않는다. 미국의 중앙은행이 여기 돈을 들고 서 있다.' 이렇게 안심을 시켰던 겁니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는 이미 연준을 끼지 않고도 시중에 도는 돈의 양을 크게 늘어나게 할 각종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이 법 하나에 모든 걸 다 담았습니다. 역사상 이렇게 포괄적인 법은 없었죠!

요즘 우리도 연말정산 시즌이죠. 미국도 비슷한 세금 신고 시즌인데요. 트럼프 정부가 내세운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 개정 국세법 때문에 미국 시민들이 올 초에 환급받을 세금 액수가 무려 1,500억 달러 정도 추가될 거란 추산이 나옵니다. 우리 돈 220조 원가량이 미국 납세자들 주머니로 추가로 들어온다는 겁니다.

이뿐만이 아니죠.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금리와 주택 담보 대출 금리를 낮추게 하는 각종 정책들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설사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동안 내려가지 않아도 실질적인 시중 금리를 크게 낮춰 보겠다는 겁니다. 시중에 도는 돈의 양이 늘어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미국뿐만이 아닙니다. 다카이치 총리가 공격적으로 돈을 풀겠다는 일본,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재정 지출을 늘리겠다는 유럽, 그리고 경제 성장세를 이어가려고 몸부림치고 있는 중국, 금리에 있어서는 저마다 입장들이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모두 정부는 시중에 돈을 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미국에 맡긴 금 도로 찾아와!" 분노하는 유럽

게다가 막대한 유동성과 함께 금값 급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혀온 지정학적인 불안도 잦아드는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거대한 협력체였던 미국과 유럽 사이의 균열이 심각하죠. 이건 이란이나 베네수엘라나 러우 전쟁 사태와는 근본적으로 결이 다른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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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금이 많은 나라인 독일과 이탈리아의 정치권과 경제계에서 미국 연준 금고에 분산해서 맡겨둔 자기네 금을 회수해 오자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미국을 어떻게 믿고 뉴욕에 우리 금을 두냐는 거죠. 다른 나라도 아니고 독일, 유럽에서 이 정도로 미국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금은 사실 현대 경제에서 중앙은행들이 원래는 좋아할 수가 없는 자산입니다. 일단 마음 놓고 보관할 데가 마땅치 않습니다. 배당금이나 이자도 주지 않고요. 티 나지 않게 살짝살짝 돈으로 바꾸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요즘도 한국은행이 견제하고 있는 입장인데, '달러 있으면 됐지, 금을 늘릴 필요가 있냐' 이런 분위기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앙은행들에게 일반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친서방 국가들은 미국 연준 또는 영국 영란은행에 금을 많이 쌓아두는데요. 참고로 우리나라는 영국에 전량 맡겨두고 있습니다. 2년 전이었던 2023년 중순에 한 번 우리 금괴가 다 잘 있는지 한국은행 사람들이 가서 확인했습니다. 33년 만에 처음 눈으로 본 겁니다. 우리 거지만 보안 때문에 영란은행이 '자꾸 들락거리면 안 된다' 보여주질 않았거든요.

한마디로 이렇게 관리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무슨 일이 생겨도 여기 있으면 안전하다' 그 나라와 시스템에 대한 오랜 신뢰 없이는 금이란 건 맡길 수도 없고 여러 가지로 거추장스러운 자산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미국이 그 신뢰에 균열을 냈다는 얘기입니다.

"미국 못 믿는다" 달러의 배신, 금의 귀환?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특히 미국과 관계가 편안하지 않은 나라들이 금 시장의 큰손으로 최근 몇 년간 떠올랐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4년 연속해서 2021년의 2배가 넘는 수준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계속 사들이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은행은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입장, '달러 있으면 되지, 금은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이런 생각이 세계 곳곳에서 훼손되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달러 질서로 움직이는 시장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 달러만 갖고는 안전하지 않다.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금융 제재에서 보듯이 달러만 믿고 있다간 그 달러가 묶이고 아예 국제결제망에서 쫓겨나는 것까지 가능하더라는 거죠.

게다가 미국의 나라 빚이 너무 커지면서 미국이 돈을 빌리면서 써준 차용증, 즉 미국 국채의 자산 가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어떻게 달러만 믿느냐는 심리가 지금 금값과 전 세계의 경제 활동에 다 스며들어 있다는 얘기입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한 투자 전략

최근에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연준 의장인 파월이 교체된 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임명하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경제 지표들이 적절하다고 가리키는 것보다 금리 인하를 앞당길지도 모릅니다. 이런 관측이 나오는 것도 '지금 미국 국채를 늘리는 게 유리할까? 미국의 나랏빚은 더 늘어나고 달러는 더 약세가 될 것 같은데?' 또 금으로 돌아오게 한다는 겁니다.

결국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가진 금의 가치는 올 초 기준으로 4조 달러, 5,800조 원 수준에 이르러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가진 미 국채의 가치를 30년 만에 넘어섰습니다. 한마디로 금값이 온스당 5,200달러를 넘어가는 지금 세계 경제는 앞으로도 당분간 돈은 좀 더 흔해진다, 달러를 들고 있는 건 좀 불리하다, 온갖 자산 가격들이 더 뛸 것이라는 신호고요.

한편으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좀 더 커지는 데 대비해야 할 때라고 가르쳐주고 있다는 겁니다. 부자만 더 부자가 되는, 경제가 어딘가 크게 건강하지 않은 시대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박상현 | iM증권 전문위원

(최근 금값 상승은) 리스크 대비를 위한 안전자산 성격도 상당 부분 강한 것 같고요. 양극화라는 또 다른 이면이 사실은 그 밑바탕에 깔려 있고요. 트럼프 시대의 불확실성 같은 부분도 금 가격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미국이 개입' 원화는?

그럼 한국 입장에선 어떨까요?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돈의 가치가 이대로 계속 떨어지게 그냥 두지는 않을 거라고 말씀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 기사 바로보기 : 미국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정면충돌'…한국 원화에 어떤 영향?)

그 이후로 원달러 환율이 실제로 미국 쪽 요인으로 인해서 차츰 진정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한국 돈에 대해서 말로 개입한 데 이어서 일본과도 더 이상의 엔저, 엔화 가치의 하락을 막기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설 거라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엔 값이 1월 마지막 주 들어서 갑자기 뛰고 있죠. 원화 가치도 함께 오릅니다.

이렇게 더 이상의 원화 약세, 동북아 통화들의 약세가 저지된다고 하는 건 미국이 그만큼 상대적 달러 약세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얘기로 새삼 돌아오게 되고요. 금값에는 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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