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故서희원의 1주기에 공개된 동상이 많은 이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구준엽이 지난해 2월 서희원이 사망한 이후 3달 뒤부터 제작에 매달린 동상에는 두 사람만의 사랑의 표식이 가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대만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번 동상은 서희원의 소녀 시절을 형상화했다.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 리본을 맨 채 두 손을 가슴 위에 모으고, 눈을 감은 채 미소 짓는 모습이다. 사실적 재현보다는 '영적·감정적 궤적'을 담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특히 유족은 "희원이와 똑같은 동상이 여기에 혼자 남아서 비를 맞고 있는 걸 보면 얼마나 슬프겠나. 처음 만났을 때 기억에 남은 모습, 형상화 한 존재가 있다는 것으로 마음에 위로가 될 것."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동상 제작에 참여한 예술 감독 역시 "사실주의를 추구하기보다 서희원이 남긴 감정의 흔적과 그녀가 '영원히 머물 곳'을 만들고자 했다"며 "이 작품은 전적으로 구준엽 씨의 소유로, 서희원에게 헌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 역할은 그의 감정을 시간이 지나도 보존할 수 있는 형태로 옮기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동상의 전체 콘셉트는 '우주'다. 서희원이 생전 자신을 '우주인'에 비유하곤 했던 데서 착안해, 9개의 행성 칸으로 구성된 상징적 공간을 구현했다. 제작부터 완성까지는 약 10개월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동상 곳곳에는 두 사람만의 '사랑의 암호'가 숨겨져 있다. 조각상 오른손 뒤편의 작은 꽃 문양은 두 사람이 공유한 문신을 상징하며, 결혼 연도를 의미하는 세 개의 고리도 새겨졌다. 두 사람은 결혼기념일마다 손에 코일 형태의 문신을 더해, 손을 맞잡으면 선이 이어지도록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준엽은 그 끊김 없는 유대를 잇는 의미로 자신의 손목에 네 번째 선을 더한 상태다.
문구 디자인에도 문신의 상징이 결합됐다. 서희원의 등에 새겨졌던 날개는 깃털로 변주됐고, 구준엽의 오른쪽 어깨에 있던 왕관 문양은 'S' 옆에 배치돼 두 사람의 영적 동반자를 상징하는 하나의 장식으로 꾸며졌다.
동상을 공개하는 제막식에서 구준엽은 20여년 전 서희원에게 선물 받은 코트를 입고 참석해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1주기에 구준엽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故서희원을 향한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이 편지에서 "희원아 거긴 어떠니? 춥진 않은지 덥진 않은지 오빠는 언제나 걱정이다. 아침에 텅 빈 방 침대 한구석에 멍하니 앉아 있을 때면 아직도 현실인지 꿈인지, 꿈이길 바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아파진다."면서 "무거운 몸을 일으켜 네가 좋아할까 하면서 음식을 싸 들고 진바오산으로 운전해 갈 때면 너의 그리움에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희원아 우리 다음에 만나면 영원히 같이 있자. 보고 싶다. 너무 보고 싶다."고 절절한 사랑을 표현했다.
故서희원은 지난해 1월 말 구준엽을 포함해 가족과 일본 여행 중 폐렴을 동반한 독감에 걸렸고 이로 인한 패혈증으로 결국 48세의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구준엽과 유가족은 일본에서 화장 절차를 마친 후 2월 5일 유해를 대만으로 옮겼고 묘지를 진바오산에 마련했다.
(SBS연예뉴스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