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젯(2일)밤 프로당구에서 나온 '양심 고백'이 화제입니다.
아무도 못 본 자신의 반칙을 스스로 심판에게 알려 우승 대신 품격을 택한 산체스 선수의 이야기, 이성훈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산체스는 베트남의 응우옌과 결승전 마지막 7세트 첫 이닝에 5연속 득점을 올리며 우승을 눈앞에 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5점째 어려운 샷을 성공한 뒤 갑자기 심판을 불렀습니다.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PBA 랭킹 1위 : 치기 직전에 공이 아주 살짝 움직이는 걸 봤습니다. 건드렸다고 느끼진 못했지만 움직이는 걸 봤어요. 반칙이었죠. 심판은 보지 못했습니다.]
준비 동작에서 공이 큐 끝에 닿아 살짝 움직여 이중 접촉, 이른바 '투터치 반칙'을 범했다고 심판에게 고백한 겁니다.
심판진은 느린 화면을 한참 검토한 끝에 산체스의 반칙을 인정해 득점을 취소했고, 상승세가 꺾인 산체스는 결국 응우옌에게 우승을 내줬습니다.
3연속 우승과 20연승, 우승 상금 1억 원까지 많은 걸 잃었지만, 산체스는 활짝 웃으며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응우옌을 축하해 줬습니다.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PBA 랭킹 1위 : 결승전이었고, 1·2위 간 상금 차이도 컸지만, 저는 (양심을 지켜서) 발 뻗고 자는 게 더 중요했습니다. 제가 양심 고백 때문에 진 게 아닙니다. 응우옌이 잘 쳐서 우승한 겁니다.]
우승 대신 '양심'을 택한 산체스는 다음 달 시즌 왕중왕전에서도 '멋진 당구'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PBA 랭킹 1위 : 당구는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세대에게 당구의 멋진 정신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하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