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기가 맥없이 내려앉습니다.
높이 78미터 타워 기둥은 힘 잃은 빨대처럼 구부러졌고 발전기의 잔해들이 공원 도로를 덮칩니다.
불과 3-4초 전 차량이 지나간 아찔한 순간.
공원 전시관이 문 닫은 월요일이었기에 망정이지 관광객이 많았다면 자칫 큰 인명 피해가 날 뻔했습니다.
영덕군은 이번 사고가 3개의 블레이드 가운데 1개가 부서져 발전기가 균형을 잃으면서 빚어진 걸로 보고 있습니다.
[장재경/영덕군 에너지산업팀장 : (전문가들과 분석한 결과) 블레이드의 찢어짐에 의거하여 상부 균형이 무너졌고 무너진 균형에 의거하여 2차 블레이드가 타워(기둥)를 가격하면서 도로 방향으로 전도된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게 15톤에 이르는 FRP 재질의 블레이드가 왜 파열됐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사고 발전기를 포함해 이곳 풍력단지의 14개 발전기는 지난해 6월 해외 안전인증기관의 안전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행 법령상 풍력발전기는 3년에 1번 이상 정기검사를 받도록 돼 있는데 작년 점검에서 별다른 문제는 없었던 걸로 확인돼 8개월 만에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오리무중입니다.
영덕 해안에 자리한 사고 풍력단지는 지난 2005년 문을 연 국내 1호 상업운전단지로 1.65 메가와트급 24개 발전기를 덴마크 업체로부터 공급받아 가동 중이었습니다.
통상 발전기 제조사가 권장하는 사용 연한은 20년 정도인데 이를 1년 가까이 넘긴 셈입니다.
영덕군은 단지 가동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기후부 등과 협의해 사고 원인과 시설 안전에 대한 합동조사에 나설 방침입니다.
현재 경북 22개 단지 223기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 풍력발전기가 가동 중인데 지난해 4월 전남 화순에서도 높이 127미터의 발전기 타워가 쓰러지는 등 최근까지 비슷한 사고가 이어져 불안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취재 : 박철희 TBC, 영상취재 : 김명수 TBC, 화면제공 : 영덕군 경북소방본부,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