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함께 살며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배달일을 해오던 10대가 또래 선배의 지속적인 괴롭힘에 시달리다 결국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가해 학생에게 징역형을 구형했습니다.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어제(2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 A 군에게 징역 장기 4년, 단기 3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피해자 B 군을 지속적으로 폭행·공갈·감금·협박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습니다.
재판부가 B 군 아버지에게 합의할 의사가 있는지 묻자 B 군 아버지는 "합의할 생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16살 아이가 죽었다. 평소 밝고 잘 웃으며 잘 뛰어놀던 아이다.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는데, "아이를 홀로 키우던 할머니는 아직도 매일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고 울먹였습니다.
A 군은 최후진술에서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며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으니 선처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A 군은 지난해 7월 중고로 70만 원에 구매한 오토바이를 B 군에게 140만 원에 강매했습니다.
당시 B 군이 70만 원밖에 가지고 있지 않자 남은 금액을 강매한 오토바이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해 갚도록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입금이 늦었다"며 '연체료' 명목으로 추가로 돈을 뜯어냈는데 이렇게 갈취한 돈이 5백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B 군을 수시로 모텔에 감금한 채 폭행을 한 것으로도 드러났습니다.
이후 B 군은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에 무면허로 입건돼 오토바이도 압류됐습니다.
A 군에게 돈을 가져다 줄 방법이 없어진 B 군은 보복을 두려워하다 결국 여자친구에게 전화로 "할머니에게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단순 변사로 묻힐 뻔한 이 사건은 B 군의 장례를 치르던 과정에서 반전을 맞았습니다.
장례식장에 온 B 군 친구들이 B 군 아버지에게 "선배에게서 잦은 협박과 구타를 당해왔다"고 말한 게 수사 착수의 계기가 됐습니다.
A 군에 대한 선고 공판은 3월 25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이현지,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