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 때마다 '시끌'…"탈원전 폐기" 앞으로의 과제는 (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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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대형 원자력발전소 두기를 새로 짓겠다고 밝혔습니다. 2037년과 38년 도입이 목표로, 지난 정부에서 확정된 건설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한 겁니다. 과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겠단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정부는 원전을 추가로 도입할 가능성도 열어놨습니다.

첫 소식, 한성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한성희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신규 원전 건설 관련 입장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마련된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김성환/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 기후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정해진 신규 원전 2기의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2월 확정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총 2.8GW 규모의 대형 원전 2기와, 0.7GW 규모 소형모듈원자로, SMR 1기를 추가로 짓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조만간 부지 공모를 시작해 2030년대 초 건설 허가를 받아 착공하면, 각각 2037년과 2038년 대형 원전 준공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이렇게 과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서 선회한 배경으론 '기후위기 대응'을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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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의 폭이 좁은 우리나라의 지형 특성상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김성환/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 탄소배출을 전 분야에서 감축해야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중심으로 전력을 운영해야 합니다.]

AI 데이터센터 증가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원전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기후부가 의뢰해 실시된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선,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추진돼야 한다'는 응답이 각각 60%를 넘었고, '원전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각각 80%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두 기 외에 추가 원전 건설 가능성도 열려 있느냐는 질문에, 기후부는 가능성을 닫지 않고 12차 전기본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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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전력 생산에서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요? 지난 2024년, 원전은 전체 발전량의 31.7%로 석탄과 액화천연가스를 제치고 최대 발전원으로 올라섰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한다는 겁니다. 오는 2030년 인공지능, 반도체 같은 첨단산업과 데이터센터에 소요되는 전력은, 지난해에 비해, 그러니까 불과 5년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할 걸로 예측됩니다. 정부가 원전을 다시 짓기로 한 데에는 이런 전력 수급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홍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홍영재 기자>

경기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공사 현장입니다.

416만 제곱미터, 축구장 580개를 합한 면적입니다.

공정률 77.4%까지 진행된 일반산업단지에는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4기가 들어서 AI칩에 필요한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도 인근에 오는 2028년 12월 착공을 목표로 360조 원 규모 반도체 공장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가 지을 반도체 공장 10곳의 가동을 위해선 15기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합니다.

원전 10기 이상을 동시에 가동해야 얻을 수 있는 전력량입니다.

인공지능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수요도 폭증하고 있습니다.

[김양팽/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 AI 산업이 발전하면 할수록 반도체 소비량은 기존의 두세 배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 센터들도 대량의 반도체를 최근에 사용하다 보니까. 반도체는 100% 전기로 생산하거든요.]

정부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이런 수요를 반영해, 2038년 157기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할 걸로, 다른 원전 등의 발전량을 고려할 때 최소 두 기의 대형 원전이 새로 필요할 걸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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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욱/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요전망 위원장 : (용인에) 15GW가 들어오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자력 같은 경우 2기 정도가 어떻게 보면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니었나….]

하지만 이는 최소한의 필요 전력량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 향후 수요가 더 늘어나면 전력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입장입니다.

이번 신규 원전 건설 결정이 베트남·중동 등으로의 우리 원전 수출에는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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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전을 새로 짓는 문제는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입장이 바뀌는 대표적 현안 중 하나였습니다. 돌고 돌아 시간만 흘렀고, 결국 원전을 짓기로 다시 결정한 겁니다.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입장 선회를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어서 장선이 기자입니다.

<장선이 기자>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는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탈원전을 선언했습니다.

원전은 위험하고 비싼 데다,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5년 뒤, 이번에는 신한울 1호기 준공식에서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혼선이 일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기,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가,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 지금 당장 (원전을 짓기) 시작해도 10년이나 돼야 지을 둥 말 둥인데 그게 대책입니까?]

닷새 전인 지난 21일에는 정권이 바뀌었다고 정책을 마구 뒤집는 건 좋지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 : (원전이) 필요한지, 안전한지, 국민의 뜻은 어떠한지, 이런 것들을 열어놓고 판단하자 그런 얘기였습니다.]

그사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공개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김성환/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지난 7일) : 문재인 정부 때 국내에서는 원전을 더 이상 짓지 않겠다고 하면서 해외에 원전 수출을 하는 게 참 한편으로는 궁색하기도 했습니다.]

신규 원전 두 기 건설이 확정된 건 지난해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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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짓느냐 마느냐를 놓고 1년이 흐르면서, 정부 계획대로 준공하기엔 시간이 빠듯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환경단체들은 반발했습니다.

정부가 원전 건설을 추진하기로 입장을 바꾸는 과정에서, 신규 원전 건설 여부 자체는 물론,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 건설 부지와 입지 갈등 같은 핵심 쟁점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헌석/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 : 필요하면 추가로 12차 전력계획 때 논의하면 된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잖아요. 정말 앞뒤가 바뀐 이야기다, 토론이 먼저 있고 결론을 지어야지….]

환경단체들은 내일(27일) 정부의 원전 건설 추진을 규탄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예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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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세만 기후환경 전문기자와 원전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이재명 정부 '탈원전 폐기'?

[장세만 기후환경전문기자 : 네, 문재인 정부 때는요, 원전을 새로 짓는 건 물론이고요. 수명이 다한 원전의 수명을 연장해서 계속 운전하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정부 들어선 수명이 다한 고리 2호기의 계속 운전을 두 달 전에 승인했고요. 더 나아가서 오늘(26일)은 신규 원전 2기의 건설 추진을 선언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의 위험성에 예민했던 시기였지만, 지금은 전력의 안정적 운영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문재인 정부 정책과 똑같이 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김성환 장관은 선을 그었습니다.]

Q. 유럽에서도 탈원전 뒤집나?

[장세만 기후환경전문기자 : 네, 독일이 대표적입니다. 많았을 때는 30기가 넘는 원전을 보유했던 나라인데요, 대대적인 탈원전 정책으로 지난 2023년에 모든 원전이 폐쇄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15일 독일 메르츠 총리는 이런 탈원전이 심각한 전략적 실수라고 말했습니다. 복합적인 원인이 있습니다만, 전 세계적인 AI 열풍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한 원인이고요.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에너지 공급난 여파로 인해서 전기요금이 크게 오른 것도 한 원인이 됐습니다. 또, 스위스와 이탈리아 등에서도 원전 재도입을 위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Q. 신규 원전 어디에 짓나?

[장세만 기후환경전문기자 : 정부는 내년 초까지 신규 원전 부지 선정을 마치고요. 보시는 것처럼 2031년부터 건설에 들어가서 2037년과 2038년에 원전 2기를 각각 준공한다는 계획인데요. 현재 가장 유력한 부지 중의 하나는 경북 영덕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에 부지로 선정돼서 전체 부지의 20% 가까이 토지 매입이 이뤄졌지만 문재인 정부 때 지정이 해제된 곳입니다. 그런데요, 가장 최근에 이뤄진 우리 원전 사례를 한번 따져보면요. 지난달 가동에 들어간 경북 울주군의 새울 3호기의 경우 지난 2000년에 부지 선정이 이뤄진 뒤 준공 이후에 실제 가동이 이뤄지기까지 25년이 걸렸습니다. 각종 영향평가와 건설 허가 요건을 맞추고요. 또 사용 전 검사와 운영 허가를 마치는 모든 단계마다 변수들이 생긴 탓인데요. 오늘 발표 역시 실제 목표대로 이뤄질지 미지수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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