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하고 김건희 여사의 수사 관련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하고 김건희 여사의 수사 관련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첫 재판에서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오늘(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습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위원으로서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만류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이런 반대를 무릅쓰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결과적으로 윤 전 대통령 설득에 실패했고 이로 인해 헌정질서에 혼란을 야기해 국민에게 매우 송구하고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만 당시 비상계엄의 내용이나 실행 계획을 전혀 알지 못했고, 비상 상황에서 장관으로서 소속 공무원들에게 혼란을 막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함께 의논했을 뿐"이라며 "특검 주장처럼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그 실행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언급하며 "윤 전 대통령이 대접견실에서 피고인 등 국무위원들에게 발언 기회 한 번 주지 않고 일방적인 주장을 몇 번 한 후 나가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변호인은 또 내란 중요임무 종사의 구체적 혐의사실로 공소장에 적시된 행위들을 두고 "실체와 다르거나 국헌 문란의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후 법무부 간부 회의를 소집해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 출국금지 담당 직원 출근을 지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범죄에 순차적으로 가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변호인은 이에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간부회의를 소집했으며, 관련 매뉴얼이 없다는 답변을 듣고 선제적 대비를 지시했다"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내란 중요임무 종사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김건희 여사로부터 수사 관련 청탁을 받은 후 하급자에게 부적절한 지시를 내린 혐의(부정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서도 "피고인은 자신이나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적 이해관계를 추구하려는 목적으로 장관 권한을 행사한 적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김 여사는 작년 5월 이원석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에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하자 박 전 장관에게 '검찰 관련 상황 분석'이라는 내용의 글을 보냈습니다.
여기에는 전담수사팀 구성의 구체적 경위를 파악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담겼습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담당 부서 실무자에게 이를 확인하도록 지시한 뒤 보고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변호인은 이에 대해 "명품백 수사 진행 상황은 청탁과 무관하게 언론에 보도된 중요한 사안으로, 업무 담당 과장이 장관에게 정상적인 업무 절차에 따라 보고한 것일 뿐"이라며 "김 여사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직무를 수행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특검은 법무부의 정상 절차에 따른 업무를 피고인이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규정하면서 '정치공동체'라는 해괴한 개념을 들어 범죄 결사체로 연결하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박 전 장관과 함께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 역시 작년 12월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계엄 해제 직후 '안가 회동'에서 계엄에 관한 논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 위반)를 부인했습니다.
이 전 처장 측 변호인은 당시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하지 않았고, 공소장에 적힌 "사적모임·친목도모"라는 표현은 국회 증언 당시 사용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전 처장의 혐의가 내란특검팀의 수사 대상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 전 처장은 아울러 내란특검법 내용이 적법 절차에 반한다는 등의 이유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습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내달 9일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과 배상업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 대한 증인 신문을 하기로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