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그린란드 전면 접근권? 1951년 협정과 뭐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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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는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갖겠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덴마크를 거칠게 몰아세웠다가 '경제 전면전'을 각오한 유럽의 강한 반발과 글로벌 금융 시장의 우려에 밀려 한발 물러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행동과 관세 위협을 일단 거두는 대신 그린란드 '전면 접근권'을 영구히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면서 유럽과 구체적인 방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냉전 시기인 1951년 덴마크와 방위 협정을 맺은 이래로 사실상 자유롭게 그린란드에 원하는 만큼 병력과 시설을 배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전면 접근권'이 과연 새로운 실체가 있는 것인지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2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이 그린란드의 미래에 관한 합의 틀(프레임워크) 마련을 위한 협상에 들어간 것을 두고 1951년 방위 협정에 이미 많은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오래된 와인을 새 병에 담는 일'에 비유했습니다.

이 협정을 근거로 미군은 냉전 절정기 그린란드에 1만 명 이상의 병력을 주둔시킨 바 있습니다.

현재 미군은 그린란드 북서부 외딴 지역 우주기지 한 곳에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약 200명이 남아 미국과 나토를 위해 미사일 경보, 미사일 방어, 우주 감시 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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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는 "그린란드 미래를 둘러싼 협상은 나토 주둔 규모 확대, 적대 세력 견제, 미군에 그린란드 일부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부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는 이미 존재하는 협정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며 "(유럽) 당국자들은 변한 것이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전했습니다.

1951년 협정상으로 미국은 덴마크의 승인을 거쳐 그린란드에 군 기지를 짓고 병력을 주둔시킬 수 있습니다.

덴마크 당국은 거의 예외 없이 미국의 요청을 수용해왔습니다.

나아가 미국은 군 기지 등 그린란드 내 방어 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독점적 사법 관할권을 갖고 선박·항공기의 출입 및 운항 통제권도 행사합니다.

CNN은 "새 협정에 더 많은 미국의 재량권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미 미국이 가진 재량권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극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아이리스 퍼거슨도 폴리티코에 "이 협정은 미국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안보적 이해관계를 스스로 식별하고, 관련 행동을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막대한 유연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내용도 있기는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활용성 제고 외에도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개발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린란드는 북미와 유럽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중국이 공급망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희토류 대량 매장지로 꼽힙니다.

하지만 가혹한 기후 조건과 열악한 인프라 등의 문제로 업계에서는 상업성 있는 개발이 과연 가능할지 회의적으로 보는 관측도 많은 편입니다.

결국 미국이 그린란드의 군사 요충지로서의 활용성 제고, 희토류 개발 접근로 확대 정도의 목표를 추구하려는 것이었다면 굳이 대서양 동맹의 심각한 균열, 미국의 글로벌 지도력 약화, 금융시장 충격까지 초래하면서 덴마크와 유럽을 이렇게까지 몰아붙였어야 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에 걸쳐 여파가 이어질 방식으로 서방 동맹을 뒤흔들었고, 캐나다와 유럽 지도자들은 미국과 탈동조화를 주장하는 한편 미국을 '불량 행위자'처럼 취급하는 상당히 주목할 만한 발언들을 내놓았다"며 "다른 방식으로도 얻어낼 수 있을 미미한 변화를 이뤄내기 위해 가혹한 전술이 동원됐고 정치적·외교적 자원이 소모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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