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린란드를 미국 땅으로 만들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입장을 바꿨습니다. 무력도 쓰지 않고,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병한 나라에 대한 관세 부과도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단 유럽과의 정면충돌은 피한 모습입니다.
다보스에서 권영인 특파원입니다.
<기자>
역대 최대 규모의 미국 대표단이 다보스포럼 행사장으로 줄지어 들어갑니다.
전용차 '비스트'에 탑승한 트럼프 대통령도 포착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던 날 행사장 뒤편 설산 꼭대기에는 '노 킹', 트럼프를 규탄하는 문구가 새겨졌습니다.
시작은 예상대로 거칠었습니다.
80분의 연설 내내 트럼프는 거듭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드러냈습니다.
그린란드가 원래 미국 영토였다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덴마크와 유럽 국가들을 거침없이 쏘아붙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우리는 (그린란드를) 돌려줬습니다. 그런데 지금 덴마크는 그 은혜를 모릅니다.]
그린란드 점령을 위해 무력은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처음 밝히면서 덴마크를 향해 병합 협상에 나서라고 거듭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덴마크는 병합 협상을 곧바로 거부했고, 유럽 의회는 미국과의 무역 협정 승인을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정면충돌로 치닫던 분위기는 트럼프와 뤼터 나토 사무총장의 회담 이후 급반전됐습니다.
트럼프는 나토와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극 지역 전체 미래 합의 틀을 만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궁극적으로 장기 거래입니다. 안보와 광물 등 모든 측면에서 모두에게 이로운 거래가 될 것입니다. ]
그러면서 그린란드 파병 유럽 8개국에 대한 10% 관세 부과 방침까지 전격 철회했습니다.
오늘(22일) 긴급 EU 정상회담에서 대미 보복안을 논의하려던 유럽의 분위기는 일단 한풀 꺾였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에 대한 극도의 불신 속에 그린란드 영토 일부와 광물 채굴권을 미국에 넘기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에 덴마크와 그린란드가 강력 반발하는 등 갈등의 불씨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