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그린란드 병합과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가입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갈등의 불똥이 결국 우크라이나로 튀었습니다.
이번 주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될 예정이었던 약 8천억 달러(약 1천175조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안 합의가 미뤄지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복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합의) 징후가 없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당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거창한 합의를 이뤘다고 내세울 기분인 국가는 아무 곳도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른바 '번영 계획'이라고 불리는 이 지원안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경제 재건을 위해 10년에 걸쳐 총 1천175조 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미국이 합의 당사자입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모호한 태도로 일관해 온 안전 보장안에 비해 비교적 순조롭게 합의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 시도,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가입 압박, 관세 협박 등으로 EU 주요국과 대치 국면에 접어들면서 '번영 계획' 합의도 표류하게 됐습니다.
그린란드를 두고 미국과 EU 간 갈등이 커지면서 이번 주 합의안 관련 고위급 협상이 중단됐고, 미국은 20일 저녁(현지시간) 회담에 대표단조차 보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EU 고위 외교 당국자는 그린란드 사태를 언급하며 "기류에 변화가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선을 넘었고, 우리는 이를 평소와 다름없는 일처럼 넘길 수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가자지구 평화위원회에 가입을 거부하는 유럽국가도 늘고 있습니다.
EU 회원국 다수가 가입을 거부했으며,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위원회에 초청한 미국의 결정 때문이라고 FT는 전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일찌감치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독일 정부 역시 현행 국제법 구조와의 양립할 수 있어야 한다며 참가 전제조건을 달았습니다.
영국도 초청을 거절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미국과 안보 보장·번영(전후 경제 재건) 계획안이 서명 준비가 됐을 때만 다보스로 이동할 것"이라며 다보스 포럼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번영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는 것은 아니며 다음에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당국자들은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