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닝 브리핑

'1억 공천헌금' 강선우 "원칙 지키는 삶 살아와"…수사 핵심 포인트는? [이브닝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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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공천헌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강선우 의원이 오늘 경찰에 출석해 8시간째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강 의원이 김병기 의원과 1억원 공천헌금 문제를 놓고 대화하는 녹취가 공개된 지 22일 만입니다. 강 의원에 앞서 김경 서울시의원과 공천헌금 수수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강 의원의 측근 남모씨가 각각 세 차례 경찰조사를 받았습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강 의원이 실제로 1억원을 전달받았는지, 금품이 오가는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캐묻고 있습니다.

강선우 "원칙 지키는 삶을 살아왔다"...경찰 출석 때까지 일관되게 혐의 부인

강선우 의원은 오전 8시 56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공천헌금 1억원을 받았느냐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고,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말을 남긴 채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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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무소속 의원>
"이런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저는 제 삶의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을 지키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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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원은 공천헌금 관련 녹취가 공개된 뒤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왔습니다. 금품을 주고받은 것은 보좌관이자 사무국장이었던 남모씨와 김경 시의원 사이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자신은 돈 받은 사실을 사후에 인지하고 즉각 반환을 지시했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강선우 의원 페이스북(지난달 31일) 中>
저는 어떠한 돈도 받은 적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힙니다.
사실관계를 말씀 드리면,
- 2022.4.20. 사무국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아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당시 공관위 업무 총괄이었던 간사에게 보고했습니다.
- 다음 날인 4.21. 아침 공관위 간사의 지시로 의원실로 찾아가 재차 대면 보고를 했으며, 해당 보고 과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녹취로 남은 것입니다.
- 누차에 걸쳐 반환을 지시했고, 반환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보고를 받기 전까지는 금품 수수 사실을 까맣게 몰랐으며, 받은 돈이 반환된 것까지 확인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 사건 핵심 당사자인 나머지 두 명의 구체적인 진술이 나오면서 해명해야 할 내용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경 시의원은 당초 금품 전달 자체가 없었다고 부인하다가 입장을 바꿔 상세한 전달 과정까지 털어놓고 있습니다. 보좌관 남씨도 자신의 개입 의혹에 대해서만 방어할 뿐 당시 상황을 비교적 소상히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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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카페에서는 무슨 일이?...세 사람의 엇갈린 진술

경찰은 돈을 줬다고 자수서를 제출한 김 시의원과 그 과정을 알고 있는 남씨를 우선 조사했습니다. 이들의 진술을 통해 금품전달 당시 상황을 재구성한 뒤 강선우 의원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경찰조사에서 김 시의원은 지방선거가 있던 2022년, 강 의원 측으로부터 먼저 돈 요구가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남모 보좌관이 '한 장'을 요구했는데 1천만원이 아닌 1억원임을 알게 됐으며, 만남 날짜도 강 의원과 상의해 알려주겠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남씨는 4월 어느 날 카페에서 강 의원과 김 시의원 등 세 명이 함께 만난 사실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만남 당시 돈인 줄 모르고 강 의원의 지시에 따라 물건을 차에 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시의원과의 접촉을 줄곧 부인해 온 강 의원은 우선 세 사람이 카페에서 만난 것으로 지목된 2022년 4월 특정일의 알리바이를 대야 합니다. 그 날 다른 곳에서 다른 활동을 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만남 자체를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한발 후퇴해 '만났지만' 금품 수수는 없었다는 쪽으로 방어선을 재설정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하나 강 의원이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공천헌금 '즉시 반환'에 대한 설명도 내놓아야 합니다. 본인이 페이스북에 밝힌 대로 '반환되었음을 확인했다'는 근거를 보여줘야 합니다. 김경 시의원은 한 달 뒤에 돈을 돌려받았다고 강 의원과 다르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돈의 반환 문제는 매우 중요합니다. 돈이 오간 것이 명확한 상황에서 해당 금품이 정치자금이나 대가성 있는 뇌물로 인정될 경우 언제, 어떻게 반환되었냐가 죄책의 무게를 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실제로 공천이 이루어진 점을 들어 뇌물죄로 의율한다면 며칠이라도 돈을 들고 있었다는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뇌물죄는 금품을 계속 소유하겠다는 '영득 의사'가 아니라 '수수 행위'만으로도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자금도 매우 엄격해서 법에서 정한 방식이 아니면 받는 행위 자체가 곧 위법입니다. 이런 이유로 강 의원은 '즉시 반환' 소명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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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도 조사 대상...'컷오프'에서 '단수공천'으로 바뀐 과정 규명해야

경찰이 강 의원의 '즉시 반환' 주장에 의심을 품는 것은 김경 시의원이 당시 지방선거에서 단수공천을 받아 당선됐기 때문입니다. 금품이 오간 시점은 공천 심사가 확정되기 전인데, 강 의원 말대로라면 공천헌금도 바로 돌려주고, 단수공천도 해줬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 대목에서 지난달 공개된 김병기 의원과 강 의원 사이의 대화 내용을 다시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병기-강선우 의원 대화(2022년 4월 21일)>
(김) "어쨌건 1억, 이렇게 뭐 그 돈을 갖다가 받은 걸 사무국장이 보관하고 있었다는 거 아닙니까."
(강) "그렇죠. 정말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죠 정말로...딱 '결과'가 나자마자, 그렇게 하겠다 하자마자 그게 실시간으로 다 전달이 되고. 김경이 OOO한테 전화 와가지고 그렇게 얘기를 한 거예요."

강 의원은 당시 공관위 간사였던 김병기 의원에게 사정을 설명하면서 문제의 돈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또 김경 시의원이 공천 관련해 어떤 '결과'를 인지한 뒤 전화를 걸어왔다는 점을 밝힙니다. 당시 김 시의원은 다주택 문제로 컷오프 대상이었던 걸로 알려졌는데, 공천이 어려워진 사실을 알게 된 뒤 강 의원 측에 어필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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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강 의원은 행적도 조사 대상입니다. 공관위에 김경 시의원을 공천해야 한다고 말한 알려졌습니다. 부적격자인 줄 알면서도 단수공천에 힘을 보탠 겁니다. 이 때문에 앞서 김병기 의원과 통화한 것이, 자신의 난처한 처지를 알리고 김 시의원 공천을 도와달라는 취지가 아니었냐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당시 김 의원은 지방의원 공천에 큰 영향력을 가진 공관위 간사를 맡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런 점이 공천헌금을 즉시 반환했다는 주장과 달 맞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의혹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당시 민주당 지방선거 공천 과정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공관위 회의록을 통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파악하고, 누구보다 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 김병기 의원이 김경 시의원 단수공천을 묵인했는지 여부도 규명해야 합니다. 그래야 공천헌금이 실제로 공천에 영향을 미쳤는지, 금품 수수와 반환 과정은 누구 말이 맞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강선우 의원 아이폰 비번 못 풀어...대질조사 등으로 사실관계 파악 총력

사람이 움직이면 많은 흔적이 남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도 당사자들 사이에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가 적잖이 오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경 시의원에게 이른바 '한 장'을 요구했다는 보좌관 남씨, 공천 상황을 묻는 김 시의원의 연락, 금품수수 보고와 반환 지시까지, 세 사람의 휴대전화에 남은 기록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수사는 너무나 더디게 진행됐습니다. 뒤늦게 확보한 강 의원의 아이폰은 비밀번호를 풀지 못했고, 미국으로 도피성 출국을 했던 김 시의원은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계정을 삭제했습니다. 세 사람이 만났다는 카페에서도 시간이 오래 지나 결제 기록이나 목격자를 찾는 방식으로 증거를 모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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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강 의원을 소환한 경찰은 핵심 당사자 세 명을 한 두 차례 더 조사한 뒤 신병처리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결정적인 녹취 등 범행을 확인시켜 주는 물증이 나오지 않는 한 쉽지 않은 수사가 될 전망입니다. 경찰은 대질조사 등을 통해 엇갈린 진술 속에서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계획입니다. 돈을 건넨 김경 시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에 공천이라는 대가가 인정될 경우 뇌물공여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습니다. 보좌관 남씨 역시 가담 정도에 따라 알선수재죄가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녹취가 나올 때부터 금품 액수가 1억원으로 특정돼 강선우 의원은 더욱 다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천헌금이 뇌물로 인정되면 1억원 이상은 특가법이 적용돼 중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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