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담배회사에 '흡연피해' 500억 대 손배소송 2심도 패소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 종로지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흡연 때문에 발생한 손실을 배상하라며 국내외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낸 소송 2심에서도 졌습니다.

서울고법 민사6-1부(박해빈 권순민 이경훈 고법판사)는 오늘(15일) 건보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의 보험급여 지출은 보험법이 예정한 바에 따른 의무 이행"이라며 "피고의 위법행위가 아니라 보험계약에 따른 지급으로 봐야 하므로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건보공단은 주된 주장(주위적 청구)에 더해 피해자인 환자들의 치료비로 급여를 지출했으므로 환자들을 대위(권리를 대신 행사)해 이들의 손해배상을 구한다는 예비적 청구(주위적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를 대비해 내놓는 주장)로도 담배회사의 불법행위와 그에 따른 배상책임을 주장했으나 역시 수용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특히 흡연과 폐암 발병의 인과관계에 대해선 '개인이 흡연을 했다는 사실과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해서 그 자체로 양자 사이의 개별적 인과관계를 인정할 개연성은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었습니다.

흡연과 폐암 사이 개연성을 인정하려면 개인이 흡연한 시기와 흡연 기간, 폐암 등의 발생 시기, 건강 상태, 생활습관, 질병 상태의 변화, 가족력 등의 사정을 따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역학적 상관관계만으로도 흡연과 폐암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는 건보공단 주장에 대해서도 "역학적 연구 결과가 특정 개인의 질병에 대한 개별적 원인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광고 영역

건보공단은 또 의존성을 유발하지 않는 수준으로 니코틴 함량을 줄인 담배를 제조해야 한다고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흡연자에 따라 니코틴 흡입량이 달라질 수 있어 의존성이 생기지 않는 함량 설정이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 환자들이 흡연을 시작한 1960∼1970년대에는 담뱃갑 경고 문구가 최소한에 불과해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건보공단 주장 역시 "오래전부터 담배 유해성과 중독성을 경고해왔다"는 이유로 물리쳤습니다.

앞서 건보공단은 흡연 때문에 추가로 부담한 진료비를 물어내라며 2014년 4월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총 533억여 원의 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533억원은 30년·20갑년(하루 한 갑씩 20년) 이상 흡연한 뒤 폐암, 후두암을 진단받은 환자 3천465명에게 공단이 지급한 급여비(진료비)입니다.

건강보험공단은 흡연의 중독성과 폐암 발병에 인과성이 있으므로 흡연으로 인한 재정 손실 책임을 담배 회사에 물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담배회사들은 흡연은 자유의지에 따른 것이므로 제조사의 책임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소송 6년여 만인 2020년 1심은 건보공단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