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라던 '그놈목소리' 잡혔다…38억 편취 캄보디아 피싱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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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거된 '노쇼사기' 보이스피싱 조직원들

지난해 군부대 등을 사칭해 국내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38억 원대 대리구매 사기를 벌였던 캄보디아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이 정부 합동수사부에 붙잡혀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부(합수부)는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해당 범죄단체 조직원 23명을 지난해 10월부터 차례로 기소했다고 오늘(15일) 밝혔습니다.

전원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등을 중심으로 활동한 이 조직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군부대 등 주요 기관 직원을 사칭해 물품 대리구매를 유도하며 이른바 '노쇼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습니다.

1차 유인책이 특정 업체를 통한 대리구매를 요청하고, 2차 유인책이 해당 업체를 사칭해 구매대금을 가로채는 식입니다.

이들은 소상공인 등 피해자 215명을 상대로 총 38억 원가량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명함과 물품 구매요청서를 허위로 제작하고, 입금 요구 금액 등에 관한 대본을 사전에 마련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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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명의로 된 허위 구매 공문을 제작하거나, 특정 부대 마크가 그려진 명함까지 준비해 물품 담당 장교라며 피해자들을 속였습니다.

예를 들어 철물점에 연락해 해당 점포에서 당장 팔지 않는 물품이 부대에서 필요하다며 대리구매를 요청하는 식입니다.

이후 2차 유인책이 '구매대행을 요청받지 않았냐'고 별도로 연락해 해당 점주로부터 대금을 가로챘습니다.

이들은 특히 공문을 통해 당국으로부터 부대에 특정 물품에 대한 긴급 구매 승인이 내려왔다는 시나리오를 주로 제시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이같이 군부대를 사칭한 일당이 특정 업체를 통한 대리구매를 요청하고 피해금을 편취한 뒤 잠적하는 사기 피해 신고가 전국적으로 접수된 바 있습니다.

군부대의 수요 품목은 특수 제작이 필요한 물품이 많고, 전문 업체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 소상공인들이 범행 여부를 가려내기 어려웠다는 게 합수부 분석입니다.

이 조직이 사칭한 기관은 군부대뿐 아니라 대학, 병원 등 다양했습니다.

특히 기관과 인접한 시장 상인회에 지인이 있다는 허위 발언을 하는 등 골목상권을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거래 규모가 커지면 범행이 들통날 가능성을 우려해 편취금액을 일괄 900만 원으로 맞추기도 했습니다.

한 조직원은 가구점에 "대학 건물 리모델링 중인데 노후 책상을 바꿔야 할 것 같다"며 책상 재고 확인을 요청한 뒤 특정 업체를 통한 대리구매를 유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특정 대학 내 '시설기획팀 업무 총괄'이라는 직책이 적힌 가짜 명함으로 피해자를 속였습니다.

이들은 총책→한국인 총괄→팀장→유인책으로 이어지는 위계를 갖추고 군부대, 병원, 대학 등 사칭 기관별 시나리오를 꾸며내고 가다듬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합수부는 지난해 6월 국가정보원이 확보한 국제범죄 정보를 토대로 수사를 시작해 캄보디아 수사당국과 실시간 국제공조로 3개월 만에 23명을 검거했습니다.

17명은 현지에서 붙잡아 40일 만에 국내 송환 절차를 모두 마쳤습니다.

수사 시작 전 미리 입국했던 6명은 국내에서 검거됐습니다.

캄보디아에서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 대한 송환이 통상 수년이 걸렸는데, 이례적으로 빠르게 절차가 진행됐다고 합니다.

합수부 관계자는 "외교적인 부분이 있다. 지난해 8월 캄보디아에서 대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뒤 국가 차원에서 대응해 빠른 송환이 이뤄졌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합수부는 지난해 9∼11월 1차 유인책 4명과 조직원 모집책 1명을 먼저 구속기소 했고, 이후 한국인 유인책들을 총괄한 관리자급 40대 남성을 비롯한 나머지 조직원들도 추가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합수부는 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되는 해당 범죄단체 총책과 국내에서 범행에 가담했던 이들을 추적 중입니다.

동부지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합수부는 캄보디아 등 외국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원 총 199명을 입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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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103명이 구속됐습니다.

(사진=합수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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