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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베네수엘라 승부수' 던진 진짜 이유…'헬 게이트' 열리나 [스프]

[똑소리E]


⚡ 스프 핵심요약

지지율 폭락과 물가 위기에 몰린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공습과 마두로 체포를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며 11월 중간선거 승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중국이 구축한 베네수엘라 원유 공급망과 산둥반도의 베네수엘라 맞춤형 정유 시설이 위기에 처하면서, 관세 전쟁에 이어 원자재 전쟁으로 확대된 미중 패권 다툼에서 미국이 중국에 일격을 가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힘을 과시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 모두가 위험에 빠질 수 있고, 미국의 도덕적 권위 실추로 국제사회에 '헬 게이트'가 열릴 수 있습니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은 무너질까요?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제 이 정권은 끝나간다고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1기·2기 다 합쳐서 트럼프가 이렇게 인기가 바닥이었던 적은 처음이고요. 이 상태가 해소될 것 같지도 않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취임하자마자 시작한 관세 전쟁으로 미국인들의 살림살이가 매일매일 느낄 만큼 팍팍해졌고요.

도대체 지금 트럼프가 뭘 하면 미국인들 먹고사는 문제도 눈에 띄게 나아지고, 레임덕도 막고, 그러면서도 지난해에 이어 무역 전쟁, 미중 패권 다툼에서 승기를 다시 잡아올 수 있을까요? 새해 밝자마자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내놓은 답은 베네수엘라입니다. 주권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기습적으로 공습해서 대통령을 체포하고 미국 법원의 심판을 받도록 압송한 충격적인 결정이 과연 올해 트럼프와 참모들을 구할 수 있을까요? 왜 베네수엘라 침공은 지금이었을까요?

기자 :

앞으로 2주 동안, 델시 로드리게스(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에게 원하는 게 무엇입니까?

트럼프 대통령 :

전면적인 접근권이 필요해요. 기름과,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재건하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들에 대해 말이죠.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의 자기 집에서 베네수엘라 공습을 생중계로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전용기를 타고 백악관으로 돌아옵니다. 이때 같이 탄 기자들이 "앞으로 2주 동안 지금 남아 있는 베네수엘라 정부에 뭘 원하느냐"라고 물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대답입니다. 마두로가 빠진 베네수엘라를 두고 미국은 전면적인 접근, 사실상 전권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단어가 기름, 오일이었습니다. 미국이 지금 마두로 정권을 뒤집은 건 바로 지금이 전 세계 원유 시장의 구조를 미국에게 유리하고 적에게는 불리하게 바꿔 놓는 게 트럼프 정부에게도 가장 유리한 시기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라는 겁니다.

미국 증시, 이제 AI보다 베네수엘라?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마무리되고 미국의 감독 아래서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이 이루어진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지금 중국의 산둥반도 정유 시설들이 당할 위기에 놓인 일을 30년 전에 미국 기업들도 비슷하게 당했습니다. 베네수엘라산 맞춤 정유 시설들을 못 쓰게 되고, 베네수엘라에 투자한 거 다 놓고 쫓겨 나온 미국 기업들이 다시 들어가서 맹렬하게 재개발을 시작한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도 한 5년 안에 지금보다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하루 50만 배럴 정도 생산량이 추가되는 데 그칠 거라는 게 미국의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추산입니다. 지금보다 50% 더 늘어나는 정도입니다. 베네수엘라가 지금 전 세계 원유 생산 비중의 0.8~1% 정도 차지하고 있는데 여기서 잘해봤자 1.5% 정도로까지만 늘려놓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중남미 잠재력과 중남미 원자재 지배력의 맥을 끊고 미국에 대해서는 당장 실질적으로 손에 넣게 된 원유 지배력보다 더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포브스의 분석입니다. 포브스는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증시를 끌고 간 건 AI 붐이었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은 베네수엘라가 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내놨습니다.

왜일까요? 사실 베네수엘라 원유의 명목 가치는 지금 유가로 단순하게 환산해도 매그니피센트 7(미국 증시의 7대 빅테크)의 전체 가치를 합친 만큼 된다, 이런 원자재의 보고를 손에 넣었다는 구조적 흐름이 미국의 소비자·생산자 심리가 상당히 좌우하는 물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라는 겁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인기는 한 번도 이렇게까지 떨어졌던 적이 없습니다. 지지율이 1기·2기를 통틀어서 가장 낮아져 있는 상태, 30% 중반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인기가 떨어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역시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큽니다. 특히 물가죠. 바이든 때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뛰는 물가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게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점점 민심이 떠나고 있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적어도 중도층 정도들까지 그냥 봐도 다 알고 있거든요. 관세 전쟁이, 트럼프 정부 이전에 없었던 것이 물가를 상당히 자극했다는 걸요. 이 분위기가 오는 11월 3일 미국의 총선이자 지방선거도 겸하는 중간선거, 트럼프 임기 4년 중에서 2년을 막 도는 반환점에 치러지는 이 중간선거까지 이어진다고 하면 트럼프의 공화당이 눈에 띄게 부진할 수밖에 없겠고요. 그렇다고 하면 바로 레임덕입니다. 지난해부터 트럼프 정부가 펼쳐놓은 일들은 진짜로 수습이 안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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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금 트럼프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미국인들에게 '유가는 우리가 언제든지 컨트롤할 수 있어' 안정감을 주고 '유가가 이렇게 컨트롤되는데 물가가 급등해 봤자지, 어디까지 갈 수 있겠어?'라는 식으로 소비자와 생산자 심리를 안정시켜 주고, 그러면서 물가를 잡으면요?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지금 트럼프의 구상은 미국의 중앙은행 연준이 올해 저금리를 유지해 주도록 하는 건데요. 연준을 압박하기가 좀 더 용이해지겠죠. '봐, 유가도 컨트롤할 수 있고 물가도 잡을 수 있는데 너희 금리 안 내릴 거야?' 한마디로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저유가·저금리·저물가의 세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원자재 전쟁으로 전선이 확대된 미중 패권 다툼에서도 중국에 한 방 먹일 수 있는 카드, 이걸 열 달 안에 해내는 카드? 게다가 특히 미국 내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엡스타인 성범죄 스캔들 연루 의혹이라는 뉴스의 초점까지 한 방에 옮길 수 있는 카드가 뭐가 있을까요?

트럼프와 참모들에게는 그게 베네수엘라 공습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원유 시장의 구조를 어떻게 개편하려는 걸까요?

베네수엘라, 트럼프의 '게임 체인저' 부상?

베네수엘라의 기름 매장량이 세계 최대라는 사실은 최근 며칠 동안 집중적으로 들으셨을 겁니다. 사우디아라비아보다도 훨씬 많습니다. 한때 미국 원유 수입량의 3분의 1이 베네수엘라에서 왔고요.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미국 뒷마당의 기름 창고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이 대대적인 무력 공습을 감행해서 대통령을 빼왔는데도 지금 원유 시장이 크게 동요를 하지 않죠. 오히려 공습 이후에 가격이 떨어지는 것 같다가 지난 연말 가격대 정도로 다시 올라섰는데요. 유가가 출렁인 폭이 2~3달러 사이입니다. 국제 유가에서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가격대로 보는 (배럴당) 60달러선 근처에서 2~3달러 안팎. 만약에 이 사태가 너무 장기화되지만 않는다고 하면 베네수엘라 때문에 국제 유가가 영향을 받는 정도는 앞으로도 이 정도 선을 넘지 않을 것 같다는 게 대체적인 기관들의 시각입니다.

일단 안 그래도 지금 시장에서 원유가 남아돕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별로 좋지 않은 데다가 대체에너지가 점점 더 많이 쓰이고 있기 때문에 원유를 더 갖다 쓰겠다고 손 드는 곳들이 많지 않습니다. 수요가 적습니다.

그런 데다가 산유국들끼리 '생산을 줄여서 가격을 높여볼까?' 논의를 종종 하기는 하는데, 합의가 결국 안 됩니다. 기름이 싸도 기름으로 먹고사는 작은 나라들은 어쨌든 팔아야 돈이 나오니까요. 형님 산유국들이 감산 생산을 줄이자고 해도 이탈자가 자꾸만 나옵니다.

결국 공급 과잉, 원유가 남아도는 상태가 올해도 쭉 이어질 거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태였고요. 이번 사태로 당장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하루에 20~30만 배럴 정도씩 생산 차질을 빚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게 어느 정도의 양이냐? 전 세계의 하루 원유 생산량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비중이 0.2% 안팎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미미합니다.

하지만 만약에 이대로 미국이 주도하는 마두로 정권의 이양이 진행된다고 하면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 원유 시장에서 완전히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게 될 수 있습니다.

중국-베네수엘라 '공생의 고리'에 떨어진 폭탄

그렇게 원유 매장량이 많은데 베네수엘라의 시장 비중은 왜 이렇게 미미할까요? 많이 아시는 것처럼 99년도에 베네수엘라 대통령 우고 차베스가 반미 전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미국 대기업들이 개발하고 있던 베네수엘라의 유전지대 오리노코 벨트를 일방적으로 나라 소유로 귀속시켰고, 미국 기업들은 그때까지 베네수엘라에 천문학적인 규모로 투자를 하다가 빈손으로 쫓겨 나왔죠. 이렇게 해서 베네수엘라에 생긴 돈으로 무상 의료, 무상 교육, 선심성 정책을 대대적으로 펼쳤지만 나라가 갖게 된 석유 산업 관리를 나라가 제대로 못했고, 또 미국과 긴장관계가 점점 더 고조되면서 원유 생산량은 계속해서 쪼그라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10여 년 사이에 그런 베네수엘라를 근근이 먹여 살려준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은 미국 뒷마당 중남미, 그중에서도 베네수엘라에 공을 들여 일종의 중국 경제 벨트를 미국 옆에 구성하려고 공을 많이 들여왔습니다.

중국이 2005년 이후로 중남미에 빌려준 돈이 지금 환율로 무려 우리 돈 200조 원 가까이 되거든요. 그런데 그중 절반 가까운 620억 달러가 베네수엘라로 갔다는 집계도 있습니다. 이렇게 큰돈을 빌려주는 대신 원유를 가져갈 수 있는 우선권을 중국에게 달라. 그리고 빚진 돈에서 일정 이상 너희가 원유 보내주는 걸로 갈음해 줄게, 그걸로 갚은 걸로 해줄게. 이렇게 해서 중국과 베네수엘라의 원유 고리를 만들고, 베네수엘라를 중국에 의존하게 했습니다.

반대로 중국의 정유 산업도 베네수엘라 의존도가 높아져 왔죠. 베네수엘라 원유는 '초중질유'라고 부릅니다. 아주 무거운 기름이라는 뜻입니다. 꾸덕꾸덕한 타르 같은 재질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에 맞춘 정유 시설이 필요합니다. 베네수엘라 원유가 중국으로 안정적으로 넘어오게 만든 다음에 베네수엘라 맞춤형 정유 시설을 특히 산둥 반도에 많이 만들어 뒀습니다. 지금 다른 성질의 기름을 가지고 가도 이 시설들은 못 돌립니다.

이렇게 해서 체포되기 전까지 마두로 정부가 거둬들인 세수의 95%가 중국이 주는 원유 수출 대금으로 채워지게 됐고요. 베네수엘라 수출 원유의 80%는 중국으로, 이런 공생 관계가 형성돼 온 겁니다.

그런데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 공습 전후로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길이 끊겨서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앞서 말씀드렸는데요.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중국으로 가야 할 원유 유정부터 뚜껑을 닫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의 특별 허가 속에서 어떻게든 베네수엘라 유전을 개발하면서 버틴 미국 기업 쉐브론의 생산은 아직은 그래도 버티고 있는데, 중국의 국영 석유회사 CNPC와의 합작사가 챙겨야 할 물량부터 차질을 빚기 시작한 겁니다.

이대로 만약에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의 감독 하에 정권 이양을 하게 된다? 일단 베네수엘라가 중국에 약속한 큰돈을 빌리는 대신 원유는 중국에 우선 양도할게, 이런 계약은 그냥 없던 일이 돼 버리거나 중국이 미국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겠죠.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고려해서 중국이 산둥반도에 집중적으로 세워둔 정유 인프라도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그동안 중국이 돈으로 공을 들여온 중남미 일대일로가 미국의 무력으로 와해되는, 어떻게 보면 참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날 수 있는 겁니다.

중국은 사용하는 기름의 70%를 외부에 의존하는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입니다. 대체 에너지 개발에도 이미 두 발 크게 들여놨지만, 중국에게 안정적인 원유 확보는 목숨줄 같은 일입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미국이 만들어 놓은 석유 질서로 딱 자리를 잡은 이 세계 경제 속에서 미국 눈치를 좀 안 볼 수 있는 원유 확보 시스템은 중국에게 이제 필수적인 과제가 됐습니다. 그래서 달러 말고 중국 돈 위안화로 원유 대금을 결제하는 시스템까지 열심히 구축을 해 왔는데 미국이 여기에 딱 폭탄을 떨어뜨린 겁니다.

지난해 우리가 모두 봤습니다. 미국이 전 세계를, 그중에서도 중국을 상대로 관세 전쟁을 대대적으로 시작했는데 결국 연말로 가면서 미국이 몇 걸음 중국에 양보하면서 휴전 상태로 들어가게 됐다. 미국이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좀 더 양보했다는 게 대체적인 관전평이었습니다.

왜? 중국이 자원을 걸고넘어진 게 효과적이었기 때문이죠. 첨단 산업들의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고 미국 농부들의 대두를 사주지 않았던 게 미국에 상당히 뼈 아팠다는 겁니다. 미중 패권 다툼의 전선이 반도체에서 원자재와 식량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전 세계가 다 같이 봤고요. 지난해 거기서 굳이 말하자면 조그마한 1승을 거둔 건 중국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새해에 미국이 중국을 향해서 '원자재를 건드리시겠다? 그러면 우리가 미국이 뭘 할 수 있는지 봐라' 일격을 가한 겁니다. '중국이 돈으로 공들이던 중남미 베네수엘라산 원유, 이제 우리가 무력으로 가져간다. 어떻게 할래?'라는 질문을 던진 거죠.

'힘숨찐' 베네수엘라 "오일이 다가 아니죠"

사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원유 매장량이 다가 아닙니다. 그야말로 자원의 보고, 금·희토류·니켈·다이아몬드, 미국도 중국도 원자재 전쟁이 격화될수록 양보할 수 없는 땅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이 새해 먼저 중국이 신경 써서 미국 코앞에서 구축해 온 자원 공급망을 끊을 수 있다는 선전 포고를 내놨을 뿐만 아니라 중국 원자재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 또는 미국 편들의 의존도를 점점 더 줄여갈 수 있다는 포석도 깐 겁니다.

미국의 '힘'에 전율했지만...'예외적 권위'는 이제 없다

그런데 과연 트럼프와 참모들의 구상대로만 흘러갈까요? 일단 한 방 먹은 중국도 반응을 할 겁니다.

강준영 |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중국 입장에서는 일단 미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1번입니다.

그래서 극한 대립으로 치닫거나 이러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 중남미에 투자한 부분들에 대한 생각도 할 수밖에 없거든요.

자신들이 가장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게 '자원의 무기화'다.

앞으로도 중국이 독점적 자원력을 확보하고 있는 자원들을 가지고 일종의 저항이라든가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공간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당연히 계속할 거라고 봅니다.

지난해 관세 전쟁도 트럼프와 참모들이 의도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았죠.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고 물가도 올랐고 중국도 일격을 준비했고, 그게 상당 부분 먹혔습니다. 올해 중국도 새로운 카드를 준비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전 세계가 그야말로 가공할 미국의 힘을 봤고 숨 죽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말한 것처럼 속전속결로 끝나지 않고 있듯이, 베네수엘라급의 나라를 순조롭게 미국이 사실상 가져가는 시나리오가 가능할까? 이 사태가 빨리 봉합되지 않으면 미국 경제까지 피해를 끼치는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수 있습니다.

이대로 유가가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 안정되면 안 그래도 고환율로 신음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득을 볼 수도 있지만, 만약 불확실성이 커져서 유가에도 변수가 생기면 그 피해 역시 우리가 고스란히 떠안게 되겠죠.

게다가 역설적이게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하자마자 중국에서는 '미국도 하는데 우리는 왜 못 해요? 우리도 타이완 이렇게 침공해도 되는 거 아니야?' 이런 얘기까지 나왔다는 뉴스 보신 적 있을 겁니다.

미국마저도 미국이 갖고 있던 세계 제1대국으로서의 도덕적 권위, 기존의 강대국들과는 달랐던, 그래서 미국이 다른 강대국들과의 차별성을 내세울 수 있었던 도덕적 권위를 무시하는 단계로 국제사회가 접어들면, 속된 말로 '헬 게이트'가 열린다고 하죠. 이제 누가 어디서 어떻게 튀어나와도 도덕적 우위를 점한 제1세력은 없습니다.

2026년 레임덕이 예상됐던 트럼프 정부, 이대로 '저유가, 저물가, 저금리, 고주가' 네 마리 토끼에다가 미중 패권 다툼의 긴 여정에서 새해 첫 1승까지 거둘까요? 아니면 미국이 연초부터 풀어놓은 불확실성의 늪에 세계 경제가 미국 경제를 포함해서 더 깊이 빠져들게 될까요? 그 가운데서 우리에게도 역효과가 일어나게 될까요?

(취재 : 권애리, 영상취재 : 설치환, 구성 : 김은지, 편집 : 이혜림, 디자인 : 채지우,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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