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지 성분이 함유된 애경산업의 치약이 3년 동안 국내에 판매됐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저희가 그 수량을 확인해 보니 2천50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금지 성분이 어떻게 치약에 들어갔는지는 여전히 석연치 않습니다.
한성희 기자의 단독 기사 먼저 보시고,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애경산업의 '2080' 치약 중 사용 금지 성분 '트리클로산'이 함유된 건 6종.
지난 2023년 4월부터 중국에서 수입된 이 치약들에 대해 애경은 지난 5일 회수에 들어갔는데, 그 사이 2천500만 개가 팔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애경산업 측 : 수입된 수량은 약 3,100만 개이고, 저희가 가지고 있는 재고를 제외하면 시중 유통 물량이 될 텐데, 약 한 2,500만 개로 (조사됐습니다.)]
2천500만 개 가운데 82%는 주로 여행용 세트에 들어가는 소용량 제품이고, 가정에서 쓰는 튜브형 치약은 18%, 450만 개 정도로 조사됐다고 애경 측은 설명했습니다.
앞서 식약처는 호르몬 분비 교란 등 유해성 논란이 잇따르자 10년 전인 지난 2016년 트리클로산의 구강용품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송영하/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예방치학교실 교수 : 어떤 유해가 있을지 불확실한 성분이기 때문에 금지했는데, (이번 사태와 같은) 재발 방지를 하는 것이 핵심이지 않나….]
중국 제조사 DOMY는 "생산 설비를 세척하는 용도로 트리클로산을 사용했고, 같은 시설에서 다른 치약도 생산하다 보니 트리클로산이 섞여 들어간 것 같다"는 취지로 애경에 해명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문제의 치약에서 검출된 트리클로산 성분은 치약 중량 기준 최대 0.15%.
트리클로산은 항균 효과가 좋으면서도 원가가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의도적으로 넣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회수 대상 제품의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피해가 의심되면 소비자상담센터 등을 통해 신고할 것을 소비자에게 권유했습니다.
---
<앵커>
이 내용 취재한 한성희 기자와 궁금한 점 더 짚어보겠습니다.
Q. 문제 성분 치약 선별법은?
[한성희 기자 : 제가 치약을 직접 갖고 나왔습니다. 이게 애경산업이 회수하고 있는 치약 6종 가운데 2종인데, 지난주에 구입한 것들입니다. 2080 치약은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고 이름도 비슷비슷해서 집에 있는 치약이 회수 대상인지 이름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치약 겉면을 보시면요, 문제의 치약은 뒷면에 제조사가 영문으로 '도미', 그러니까 'D', 'O', 'M', 'Y'라고 적혀 있고, 제조국도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닌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돼 있습니다.]
Q. 소비자 피해 보상 논의는?
[한성희 기자 : 트리클로산 성분은 갑상선 호르몬이나 성호르몬 분비를 교란할 수 있는데, 당장 몸에 문제가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치약 종류도 다양하다 보니 지금까지 2천500만 개나 팔렸지만, 본인이 문제의 치약을 쓴 건지 모르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저희가 애경산업 측에 보상 계획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현재로서는 회수와 환불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보상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3년간 모르고 써 온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불만 해 준다고 하면 억울하겠죠. 소비자단체는 책임 소재와 범위를 가리기 위해서라도 애경산업이 수입할 때 제대로 검증했는지, 또 언제 처음 알아서 어떻게 조치했는지 등을 식약처가 서둘러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Q. 업체·당국 조치 문제 없나?
[한성희 기자 : 3년간 그것도 2천500만 개나 팔렸는데 이제서야 금지 성분이 함유된 게 확인됐다, 소비자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죠. 애경은 치약을 수입할 때 트리클로산이 검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확인이 어려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도 중국 업체와 계약할 때는 트리클로산을 넣지 말라고 미리 알렸다고 주장했는데, 그럼 이번에는 왜 검사했고 이전에는 왜 검사를 안 했는지, 의문점이 남습니다. 식약처는 2016년 트리클로산 사용 금지 조치 이후 지난 2024년에 수입 치약 6개, 지난해에는 국내 유통되는 30개 치약을 조사했지만 트리클로산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2천500만 개가 팔릴 때까지 보건당국이 전혀 손을 쓰지 못한 셈입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