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트럼프 진영 결집…미네소타 충격파에 미국 전역 시위 1천여 건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 미 미네소타주 ICE 요원의 총격 사건 현장 폴리스라인과 차량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비무장 상태의 시민권자를 사살한 사건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치에 저항하는 세력이 전국적으로 결집하고 있습니다.

불법 이민자를 단속하는 요원이 국민을 석연찮은 이유로 죽인 충격에 더해 연방정부의 불투명한 사건 성격 규정을 둘러싼 논란 때문에 반트럼프 진영의 분노는 더 크게 자극받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정치적 성향이 있다며 미네소타 주정부를 배제하고 단독 수사를 시작한 상황에서 사건의 실체는 '진실게임'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연방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진영은 ICE 요원이 법 집행을 방해하던 '좌파 극단주의자'를 정당방위 차원에서 살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시위대는 법적 근거가 없이 무리하게 단속에 나선 요원이 공권력을 남용한 정황이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은폐하려고 한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반트럼프 결집…주말 미국 전역에 최소 1천여 건 시위

10일(현지 시간)을 포함해 일요일인 11일까지 미 50개 주에서 최소 1천 건의 시위가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작년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를 주도했던 단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종과 단체들이 합류하면서 반트럼프 진영의 목소리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디비저블(Indivisible), 50501, 무브온(MoveOn),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미국의 진보 성향 단체들은 지난 9일 'ICE 영구 퇴출을 위한 주말행동'(ICE Out For Good Weekend of Action)을 촉구했습니다.

이어 10∼11일 이미 미 전역에서 1천여 건의 시위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단체는 작년 노 킹스 시위를 주도했던 단체들로, 이번 ICE 반대 시위 관련 정보를 기록하기 위해 온라인 추적 사이트를 운영 중입니다.

실제 10일 미네소타주를 비롯해 미 전역에서 ICE 반대 집회가 열렸습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니애폴리스에서 문제의 총격사건 발생 현장 인근 공원에 수천명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우리는 ICE를 용납하지 않겠다", "ICE 요원을 기소하라", "ICE가 살해했다"와 같은 플래카드를 들었습니다.

이날 시위는 별다른 충돌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됐습니다.

전날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29명이 체포됐다가 풀려난 바 있습니다.

뉴욕에선 겨울비를 뚫고 이민법원 법정과 구금시설이 위치한 맨해튼 페더럴 플라자 26번지 앞에 시위대가 모였습니다.

플로리다주 스튜어트에서는 브라이언 매스트 하원의원실 앞에 모였습니다.

매스트 의원은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으로, 해당 여성을 사살한 ICE 요원의 행동이 합리적이었다며 지지를 표한 바 있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는 두 개의 시위대 약 500여명이 시청에서 연방 구금시설까지 행진했습니다.

시위대는 "ICE는 사라져야 한다", "파시스트 미국은 안 된다"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시위는 크게 두 개였습니다.

오전에는 '노 킹스' 시위를 주도한 단체들이 주최한 것으로, 백인 노년층이 주를 이뤘습니다.

오후 시위는 미국민주사회주의자(DSA) 필라델피아 지부가 기획한 것으로 다양한 인종이 모였습니다.

두 시위 모두 미국 지역사회에서 ICE의 철수,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전쟁 도발 종식을 요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광고 영역

시위 참가자 일부는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을 언급하며 이민 단속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정부 조치에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사건 실체 '진실게임'…공권력 남용이냐 법 집행 방해냐

이번 시위의 발단은 지난 7일 미니애폴리스에서 미국 시민인 여성 러네이 니콜 굿(37)이 이민 단속 작전 중이던 ICE 요원의 총에 사망한 사건입니다.

굿은 차량 운전석에 탄 채 도로를 막고 있다가 차 문을 열라는 ICE 요원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차를 몰고 이동하려다 ICE 요원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당시 미니애폴리스 등에 ICE 요원 2천여 명이 배치된 상황에서, ICE의 단속 작전을 방해하려던 지역 주민들이 촬영한 총격 장면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졌습니다.

사건 경위를 두고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주·지방정부 및 피해자 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가 ICE 요원을 차로 들이받으려고 했으며, 요원의 행동은 정당한 자기방어라는 입장입니다.

JD 밴스 부통령은 8일 브리핑에서 피해 여성을 이민법 집행을 막으려고 '테러 기술'까지 사용하는 '좌익 극단주의 그룹'이라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수사국(FBI) 등 9개 기관의 인력을 투입해 사건을 조사 중입니다.

미네소타주 정부는 연방정부와 별개로 독자 수사에 나섰습니다.

미네소타주 검찰은 FBI가 이번 사건 조사에 주·지방 기관의 참여를 배제했다며, 시민들에게 관련 영상 등 증거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이해할 만한 영상도 점차 공개되고 있습니다.

이 중엔 로스 요원이 직접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도 있습니다.

미네소타 보수 매체 알파뉴스가 공개한 47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총격 직전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로스 요원이 자신의 SUV주변을 서성이자 운전석에 앉은 굿은 창문을 내리고 그를 향해 "괜찮아 친구. 당신한테 화난 거 아니야"라고 말합니다.

왜 그렇게 말했는지는 영상에선 알 수 없습니다.

차 밖에 있던 굿의 동성 배우자는 거리에서 이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찍고 있었습니다.

그는 로스 요원이 SUV 뒤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고 그에게 항의합니다.

광고 영역

"우린 매일 아침 번호판을 바꾸지 않아"라고 하는데, 이는 ICE 요원들이 이민 단속 과정에서 기관 차량 번호판을 바꿔 단다는 비판을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다른 ICE 요원들이 도착해 굿에게 차에서 내리라며 욕설을 합니다.

배우자는 굿에게 "운전해"라며 재촉하고, 굿은 잠시 후진하는 듯하더니 곧바로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습니다.

"어어어"하는 소리와 함께 화면이 어지러이 흔들립니다.

다시 화면은 도로로 빠져나간 차를 비추고, 총성 3발도 들립니다.

그 뒤로 욕설을 섞어 여성을 비하하는 남성의 욕설이 또 들립니다.

이와 관련, 밴스 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실제 그(로스 요원)의 생명은 위험에 처했고, 그는 자기방어를 위해 총을 쏜 것"이라며 무죄의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영상 뒷부분에서 카메라의 각도가 하늘로 갑자기 바뀌면서, 굿의 SUV가 로스 요원과 부딪혔는지 여부는 보여주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후 ICE를 관할하는 국토안보부는 X에 당시 상황을 좀 더 먼 거리에서 찍은 3분 31초까지 영상을 올리고 언론을 비난했습니다.

국토부는 "새로운 증거에 따르면 반 ICE 선동가는 오전 내내 법 집행 작전을 스토킹하고 방해했다"며 "증거가 말해준다. 기성 언론은 미국인의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