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쿠팡 청문회가 2025년 마지막 날인 오늘(31일)까지 이어졌습니다. 올해 우리 국민이 가장 분노한 사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쿠팡의 정보 유출 사태일 텐데요. 하지만 쿠팡 측은 더 적극적으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고, 불리한 질문에는 동문서답했습니다. 이럴 거면 왜 불렀느냐며 뻔뻔한 태도까지 보였습니다.
첫 소식, 정준호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는 청문회장 입장 전부터 노조와 사망 노동자 유족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습니다.
[김범석 의장 어디 있습니까!]
청문회 시작 직후 첫날 태도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지만, 자신의 말이 제대로 통역되지 않았다며 회피했고, 대답이 미진하다는 지적에도 적극적으로 반발했습니다.
[해롤드 로저스/쿠팡 임시대표 : 여전히 저에게 답변할 기회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 왜 저를 증인으로 채택하셨습니까?]
특히 미국 본사 쿠팡INC에서 한국으로 파견된 인력을 아직도 확인하지 못했냐는 질문에는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해롤드 로저스/쿠팡 임시대표 : 이게 재밌다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그러면서도 김범석 의장의 청문회 시청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동문서답으로 대응했습니다.
[해롤드 로저스/쿠팡 임시대표 : 정기적으로 사업에 대해서 이사회 의장과 논의하고 있습니다.]
청문회에서는 쿠팡이 해킹범에게서 받은 협박 메일이 공개됐습니다.
정보 유출 공지 나흘 전인 11월 25일, 1억 2천만 건의 배송 주소와 5억 6천만 건의 주문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쿠팡 이용자 2천900여 명에게 이미 경고 메일을 보냈다는 내용입니다.
성인용품 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 정보까지 첨부했습니다.
유출 시 2차 피해까지 일어날 우려가 크지만, 쿠팡 측은 자신들이 만났다는 용의자의 말만 그대로 되풀이했습니다.
[해롤드 로저스/쿠팡 임시대표 : 용의자는 (해킹한 정보를) 다른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았고 삭제했다고 말했습니다.]
쿠팡은 정보 유출 자체 조사가 국정원 지시에 따른 거라는 주장을 고수했는데 포렌식은 자체 판단으로 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최민희/국회 과방위원장 : (국정원이) 포렌식 하라고 지시했습니까?]
[이재걸/쿠팡 법무담당 부사장 : 국정원에선 회수한 다음엔 알아서 하는 것이지, 허용하는 듯한 취지로 말씀 주셨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개인 정보 유출 이후 쿠팡 측에 자료 보전을 요청했지만, 5개월 치 홈페이지 접속 기록이 사라지도록 방치돼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화면 제공 : 최민희 과방위원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