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군 드론 공격에 대비하는 우크라이나 군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올해 마지막 날까지 대규모 드론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종전 협상도 포성을 멈추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인근과 흑해 연안,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등에서 각각 드론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30일 저녁(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드론을 최소 27대를 격추했으며, 이 가운데 2대는 모스크바 방향으로 비행 중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모스크바주(州) 라멘스코예 지구에서 드론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변전소 화재가 발생해 주민 10만여 명이 전력 공급 중단 피해를 봤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주 주지사는 "방공 시스템이 모스크바 상공에서 드론 20여 대를 격추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의 주요 석유 수출 거점인 흑해 투압세 항구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현지 당국은 드론 공격으로 항구 기반 시설과 주거 지역 가스관이 파손됐다고 전했습니다.
투압세에는 하루 24만 배럴을 처리하는 정유 공장이 있어 우크라이나의 주요 표적이 돼왔습니다.
러시아 측은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자포리자 지역의 전력 시설이 우크라이나 드론의 대규모 공격을 받아 17만 가구가 정전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도 포성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러시아가 오데사 지역 항구와 민간 선박을 겨냥해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곡물 수출용 민간 선박 2척과 석유 저장 탱크가 피격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민간 항만을 겨냥한 명백한 전쟁 범죄"라고 비난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나 종전 방안을 논의하자 러시아는 하루 만인 지난 29일 푸틴 대통령 관저를 노린 공격 시도가 있었다는 주장을 들고 나와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노브고로드주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를 향해 91대의 드론을 발사했지만 러시아군 방공망이 모두 격추했다며 보복을 시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겨냥해 새로운 공격을 퍼붓기 위한 빌미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