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퇴 위기에서 팀을 옮긴 여자배구 베테랑 김희진 선수가 리그 판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놀라운 활약으로 현대건설의 7연승을 이끌고 있습니다.
유병민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3년간 무릎 부상과 기량 하락을 겪은 김희진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코치직을 제안한 친정팀 기업은행을 떠나 현대건설의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34살 베테랑에게 큰 기대를 한 사람은 많지 않았는데,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김희진은 리그 판도를 흔드는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습니다.
블로킹 리그 9위 이동공격 리그 8위로 3년 만에 공격 지표 TOP 10에 이름을 올리며 부활을 알렸습니다.
[김희진/현대건설 : 한 번 죽고 왔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은 무서울 게 없다고 생각하고, 신인의 자세에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팀 사정에 따라 공격수와 미들 블로커를 오갔던 김희진은 새 팀에서는 붙박이 미들 블로커로 자리 잡았는데, 옛 경험이 생애 최고의 블로킹 실력을 보이는 비결이라고 귀띔했습니다.
[김희진/현대건설 : 공격수들의 성향 파악이나 그런 것들을 좀 중점을 많이 둬서. (특정) 코스를 뜨면 그 선수는 분명히 틀어 때릴 걸 생각하기 때문에….]
김희진과 또 다른 베테랑 양효진을 앞세워 압도적 팀 블로킹 1위에 오른 현대건설은 최근 7연승을 달리며 선두 도로공사를 승점 1점 차로 추격 중입니다.
김희진은 선수 생활의 황혼에서 더 화려하게 타오를 각오가 돼 있습니다.
[김희진/현대건설 : 꺼져 있던 불씨인 줄 알았으나 여러 방향, 뭔가 바람에 의해서 다시 불씨가 피어나는 중이고 불씨가 활활 타오를 수 있도록 정말 최선을 다할 테니까 저희 팀과 저도 같이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