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고속도로 휴게소가 위생 점검을 앞두고 문제가 될 수 있는 낡은 조리도구와 식재료를 외부에 있는 비닐하우스로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휴게소 측은 폐기할 물품을 보관한 거라고 해명했지만, 점검이 끝나면 다시 휴게소로 들여왔습니다.
JTV 김민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농기계가 보관돼 있는 비닐하우스입니다.
맨흙이 드러난 바닥 위에 파를 다듬고 난 부산물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한눈에 봐도 위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곳에 프라이팬과 냄비 같은 조리도구는 물론 식재료까지 보관돼 있습니다.
모두 인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위생 점검을 앞두고 휴게소 운영업체가 지적받을 만한 물품들을 빼도록 지시했다는 겁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업체 : 물건 있는 거 다 빼다가 창고에다 가득가득 쟁여놓고….]
일부 조리도구와 식재료는 화물차에 실어 휴게소 밖으로 빼냈다가 점검이 끝나면 다시 들여왔습니다.
부피가 큰 대형 냉장고는 마치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사용 중지 스티커를 붙여 점검을 피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신선 제품들이 상해서 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다는 게 입점업체의 설명입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업체 : 벌써 밖에서 이틀 사흘 된 거면은 못 팔잖아요. 고기도 들어 있고 야채 같은 게 들었으니까.]
휴게소 운영업체는 위생 점검과는 무관하게 시설 개선 과정에서 폐기할 물품을 잠시 따로 보관했을 뿐이고, 하우스에 둔 물품들은 실제 폐기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업체 : 생각하기에 의해서 나름 다르게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점검 시기에 맞춰서 모든 걸 개보수 검사를 하고….]
하지만 입점업체들은 이런 일이 위생 점검 때마다 관행처럼 반복돼 왔다고 말합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업체 : 검열(위생 점검) 올 때마다 그래요. 우리뿐만 아니라.]
휴게소 위생 점검 때마다 벌어진다는 물품 빼돌리기 꼼수에 과연 위생 점검 자체를 믿을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경진 JTV)
JTV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