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협력업체 직원 사망에도…'책임 회피' 궁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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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가 앞서 전해 드렸던 2건의 사망사건 외에 다른 사망사건에서도 쿠팡이 비슷한 행태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 정황이 또 나왔습니다. 매번 이런 식이었다면 쿠팡에서 일하다가 숨지거나 다친 다른 노동자들도 제대로 보상을 받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박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20년 11월 쿠팡 마장 물류센터에 자동화 설비를 설치하는 계약업체 소속인 최 모 씨가 숨졌습니다.

센터에서 부품 등을 정리한 뒤 다른 동료와 대화를 하던 중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최 씨가 과로에 시달렸고 쿠팡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직접 받았다는 불법파견 논란이 일었지만 쿠팡 측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故 최 씨 유족 (2020년) : 카톡방에 '마장센터'가 있더라고요. 어디 어디가 안 됩니다. 그다음에 뜨는 게 조치하였습니다. 뭐뭐가 안 됩니다. 조치했습니다.]

사고 이틀 뒤 쿠팡 임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입니다.

당시 한 쿠팡 직원은 최 씨 사망 직전 남은 부품과 설비를 정리하는 것을 옆에서 도왔는데, 노동청 목격자 조사를 앞두고 진술 내용에 대해 논의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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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소속 변호사는 직원이 "선의로 도운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며 고인이 일이 많아 보여 도왔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설명합니다.

이후 쿠팡 임원들은 계약업체에 보낼 이메일도 준비합니다.

이메일에는 "쿠팡은 계약업체에 공사를 맡겼고 시공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 "시공에 대해서는 업체가 전적으로 담당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모두 쿠팡이 최 씨 사망과는 관련 또는 책임이 없다는 취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당시 최 씨와 함께 일했던 노동자는 쿠팡 직원들이 계약업체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故 최 씨 동료 (당시 근무자) : 쿠팡 (정식)직원은 센터장하고 두 명, 세 명밖에 없고 나머지는 일용직이거나 하청업체죠. 쿠팡 사람들이 지시해서 그렇게 하는 거죠. 안 되는 건데 그렇게….]

쿠팡 측은 입장을 묻는 SBS 질의에 대해 "정당한 해임조치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전 임원이 왜곡된 주장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디자인 :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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