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또 다른 기업, 쿠팡이 미국에서도 집단 소송을 당했습니다. 미국의 쿠팡 주주들이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제때 공시하지 않아서 큰 손해를 봤다"는 겁니다.
워싱턴 이한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전자공시 사이트입니다.
쿠팡은 지난 12월 16일 중요 사이버 보안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쿠팡이 인지한 건 11월 18일인데, 한 달 가까이 지난 시점입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중대한 사고는 4영업일 이내에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미 쿠팡INC의 주주들은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 정보 유출 사고에도 쿠팡이 공시 의무를 지키지 않아 손해를 봤다며 김범석 의장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17일 국회 청문회에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는 "공시할 의무가 없었다"면서 늑장 공시도 문제 될 게 없다고 설명했는데, 미국에서 주주 소송에 맞닥뜨리게 된 겁니다.
[해럴드 로저스/쿠팡 임시대표(지난 17일) : 이런 유형의 정보 같은 경우 미국 개인정보법상 신고 의무가 있는 사고가 아닙니다.]
미 주주들은 또 부적절한 사이버 보안 조치로 쿠팡에 대한 규제 위험이 중대하게 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쿠팡이 정보 유출 사실을 공식 발표하기 하루 전 28.16달러였던 쿠팡 주가는 최근 18% 하락했습니다.
이번 소송은 증권 전문 로펌들이 법률 대리에 나섰는데 올해 8월 6일부터 12월 16일까지 쿠팡 주식을 가진 주주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쿠팡은 뉴욕 증시 상장 이후 미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막대한 로비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상원이 공개한 로비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로비스트는 5년 새 4명에서 32명으로 늘었고, 5년간 로비 자금은 우리 돈으로 160억 원에 육박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박은하,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