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종기 두릅 밭이 모여 있는 순창의 한 농촌마을.
두릅나무의 끝 부분이 잘려나갔습니다.
성인 골반 높이까지 자란 정상적인 두릅나무와 비교하면 나무들의 길이가 눈에 띄게 짧습니다.
두릅 순을 피워내는 입 눈이 있는 가지만 골라서 잘랐습니다.
[정상원 기자 : 인근 두릅밭에서도 윗부분이 날카롭게 잘려있는 나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피해가 시작된 건 지난달부터입니다.
주로 길가에 심은 두릅나무 가운데 가지가 굵은 나무들이 표적이 됐습니다.
[김학근/농장 주인 : 11월 하순부터 12월 중순 사이에 두세 번 더 잘라간 것 같습니다. 정성껏 기른 작물인데 이렇게 잘라 가니까 공허하고 허전하죠.]
피해를 입은 농장은 10여 곳, 잘려나간 두릅나무는 모두 700여 그루에 이릅니다.
내년 봄, 수확을 앞두고 있지만 잘린 나무에선 순이 돋지 않기 때문에 피해가 적지 않습니다.
[남귀희/농장 주인 : 일 년 내내 풀 작업하고, 퇴비 가져오고, 인건비를 생각하면은 너무 너무 너무 화가 나죠. 이 절단된 부위에서는 이제 내년에는 수확이 전혀 안 되죠.]
두릅나무는 꺽꽂이를 통해서 개체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노린 범행으로 보입니다.
[순창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음성 변조) : 물에 꽂아놓으면, 온도하고 습도하고 맞으면 순이 올라옵니다. 고령화되고 그러다 보니까 두릅밭을 안 가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제 그걸 끊어간다고 보셔야죠.]
농민들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농장이 외진 곳에 있어 수사에도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
농촌을 노린 농작물 절도가 이어지면서 한 해 농사를 망친 농민들만 가슴을 태우고 있습니다.
(취재 : 정상원 JTV, 영상취재 : 강경진 JTV,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