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삽 못 뜬 '해저터널'…"헌금 운동" 돈 모으는 통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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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통일교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잇는 한일 해저터널 사업을 40년 넘게 추진했지만, 실제 터널 공사는 전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서는 사업 명목으로 헌금 운동을 진행하는 등 무리한 자금 조달로 소송까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도쿄 문준모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일 해저터널을 처음 검토한 건 1917년 일본 육군참모본부였습니다.

당시 일본군 보고서에는 '8억 엔의 비용과 21년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1940년 일본 철도성이 '조선해협터널'을 계획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이 구상을 통일교 문선명 총재가 재연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문선명/통일교 총재 (1981년) :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아시아 국가들은 고속도로로 연결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1982년 일본에서 국제하이웨이건설사업단이 설립됐고 2009년 국제하이웨이재단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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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연구와 홍보를 담당했습니다.

이곳은 국제하이웨이재단이 있는 도쿄 신주쿠 건물 앞입니다.

이곳은 통일교 관련 단체들이 함께 쓰는 건물인데, 입구에는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는 문구를 붙여놓고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고 있습니다.

3개 층 중 사무실이 있는 1층 창문은 커튼이 쳐져 있었고 불도 꺼져 있었습니다.

규슈 가라쓰에 있는 공사 부지도 이 재단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터널 입구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1990년 전후 '지질 조사'용으로 600m를 팠을 뿐 터널 공사는 시작도 못 했습니다.

지난 1993년이나 30년 후인 2022년에도 공사가 진행 중인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100조 원 넘는 비용에, 지진 위험 높은 단층 지대를 지나야 해 애초 실현이 어려운 구상이었습니다.

그러나 통일교는 이 사업을 적극 활용해 왔습니다.

2016년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시찰하는 장면을 공개했고, 2019년엔 투자가 짐 로저스의 시찰 영상과 인터뷰를 공개했습니다.

[짐 로저스 (2019년 9월) : 왜 정치인들이 (터널 건립을) 반대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세계와 양국에 분명히 이익이 될 겁니다.]

헌금과 정치인 로비를 염두에 둔 걸로 보입니다.

실제 1mm 땅을 파는 데 5만 엔이 필요하다는 헌금 운동을 해 논란이 됐고, 신자 명의로 대출을 받게 한 뒤 갚아주지 않아 일본에서 소송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강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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