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부·지식재산처·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17일) 부처 업무보고에서 공직자들의 답변 태도와 관련해 "정치에 너무 물이 많이 들었는지, 1분 전 얘기와 1분 뒤 얘기가 달라지거나 업무보고 자리에서 발언을 하고는 뒤에 가서 딴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이 대통령은 "특정 개인의 문제라고 하기는 어렵고, 하나의 풍토 문제"라고 전제를 달았으나, 사실상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최근 업무보고에서 질타받은 뒤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반발한 것을 염두에 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대상으로 한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행정은 정치와 다르며, 이 자리는 행정을 하는 곳이다. 국민과 대중을 무서워해야 한다"며 이같이 언급했습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업무보고에서 이학재 사장이 외화 밀반출 문제에 대해 답변한 것을 사례로 들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공항공사 사장이 처음에는 자기들 업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세관이 하는 일이라고 하더라"며 "그런데 관련 기사 댓글에 보니 관세청과 공항 공사가 MOU를 맺었기 때문에 공항공사가 담당하는 게 맞다고 나와 있더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제가 (업무 담당이 어디인지를) 기사의 댓글을 보고서 알았다. 결국 대중들은 다 알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 사장에 대한 질타에 대해 야권이 '정치공세'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도 "제가 정치적 색깔로 누구를 비난하거나 불이익을 준 적이 있나. 유능하면 어느 쪽에서 왔든 상관없이 쓰지 않나"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당일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범죄를 가르쳤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던데, 이 문제는 예전에 정부가 보도자료로도 낸 사안이다. 범죄를 쉬쉬하며 기회를 주라는 것이냐"며 "(이런 논리라면) '사랑과 전쟁'은 바람피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냐"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20여 분 정도 시간을 할애해 전반적인 공직자들의 자세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환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술자리에서는 약간 고의를 섞어 거짓말을 해도 상관없다. 정치 세계에서도 서로 공격을 주고받는 관계이니 그럴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지나치면 안 된다"고 언급한 뒤 "특히 행정조직 내에서는 거짓말로 회피하고 왜곡하는 것은 정말 나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