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알프스서 2억 년 전 공룡 발자국 수만 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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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프스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

이탈리아 알프스 지역에서 약 2억 1천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 공룡들이 남긴 발자국 화석이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 따르면, 이탈리아 스텔비오 국립공원 고산지대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은 최소 2만 개 이상으로 추정되며 5㎞에 걸쳐 분포해 있습니다.

발자국은 대부분 길쭉한 모양으로 일부는 지름이 40㎝에 달했고, 잘 보존된 화석에는 발톱 자국까지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현장 조사에서 참여한 밀라노 자연사박물관 소속 고생물학자 크리스티아노 달 사소는 목이 길고 머리가 작으며 성체 길이가 최대 10m, 무게가 최대 4톤(t)에 달했던 이족 보행 초식 공룡들이 이들 발자국을 남겼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발자국에서 나타난 특징은 프로사우로포드류 공룡에게서 보이는 것이다. 프로사우로포드는 후기 트라이아스기에 살았던 플라테오사우루스와 같은 대형 공룡의 조상 격입니다.

이 외에도 포식성 공룡과 악어의 조상인 아코사우루스 계열 공룡의 발자국도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번 화석에는 공룡들이 무리를 이뤄 일정한 보폭과 속도로 이동한 흔적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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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하게 이어진 발자국은 집단 이동을, 원형으로 모여 선 자국은 포식자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행동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주총리 아틸리오 폰타나는 "이 공룡 발자국 군집은 유럽 전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큰 규모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발견은 야생동물 사진작가 엘리오 델라 페라라가 올해 9월 사슴과 독수리를 촬영하던 중 우연히 이뤄졌습니다.

그는 해발 2천400∼2천800m 높이에 위치한, 거의 수직에 가까운 북사면 암벽에서 기묘한 무늬를 포착한 후 암벽을 직접 기어올라 발자국을 확인했습니다.

화석이 발견된 지역은 과거 테티스해를 둘러싼 넓은 갯벌 지역이었습니다.

물기가 많은 석회질 진흙 위를 공룡들이 걸으며 발자국을 남겼고, 이후 퇴적물로 덮여 보존되다가 알프스산맥의 융기와 침식으로 다시 지표에 드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공룡 유적지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최지 근처로, 알파인 스키 경기가 열릴 산악도시 보르미오에서 불과 2㎞ 떨어져 있습니다.

롬바르디아주는 이번 발견을 "동계올림픽을 위한 선물"로 평가하면서도, 겨울철 접근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일반 공개 여부는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학계는 겹겹이 남은 발자국 층이 공룡의 행동과 환경 변화를 시간대별로 연구할 수 있는 희귀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진=밀라노 자연사박물관 페이스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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