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격범과 몸싸움 끝에 숨진 60대 부부…유족 "자랑스러워"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 총격범과 몸싸움을 벌이는 보리스 거먼

호주 시드니 유대인 축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진 한 60대 부부가 총격범의 총을 빼앗고 저지하려 한 모습이 영상으로 남았습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보리스 거먼(69)과 그의 아내 소피아(61)는 시드니 본다이 비치 총격 테러 현장에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용감하게 나섰다가 총에 맞아 숨졌다고 유족이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14일 저녁 본다이 비치에서 열린 유대인 명절 하누카 축제 행사장에서 사지드 아크람(50)과 나비드 아크람(24) 부자가 총격을 가해 15명이 희생됐습니다.

사건 현장 인근 차량에서 녹화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보리스가 총격범 중 한 명과 몸싸움을 벌이며 총기를 빼앗고, 이후 부부가 함께 도로에 넘어졌습니다.

보리스가 다시 일어나 총으로 총격범을 가격하는 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나 총격범은 다른 총기를 이용해 두 사람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족은 "보리스와 소피아를 잃은 고통을 그 무엇도 덜어줄 수 없지만, 그들의 용기와 이타심에 우리는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광고 영역

이어 "이번 일은 보리스와 소피아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대로 보여준다"며 "본능적으로 또 이타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 했던 사람들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목격자들도 거먼 부부가 영웅이었다고 한목소리로 증언했습니다.

블랙박스 영상을 소유한 여성은 로이터통신에 "거먼 씨는 도망치지 않고 위험을 향해 바로 달려들어 온 힘을 다해 총을 빼앗으려 했고, 목숨을 걸고 끝까지 싸웠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목격자도 "그는 영웅이었다"며 "이미 총알이 날아다니는 상황에서 스스로 위험에 뛰어들었다"고 호주 9뉴스에 전했습니다.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호주 본다이 해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다음날인 15일 슬픔에 잠긴 호주 유대인 연맹 집행위원회 관계자 (사진=AP, 연합뉴스)

유대인이었던 거먼 부부는 이번 참사에서 가장 먼저 숨진 두 명의 희생자였다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보도했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이들은 결혼 34주년을 맞은 부부로, 내년 1월 35주년을 축하할 예정이었습니다.

보리스는 은퇴한 정비공으로 도움이 필요한 누구에게나 손을 내밀었으며, 소피아는 호주 우체국에서 일하며 동료들과 지역사회로부터 깊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유족은 "본다이 지역 주민이었던 두 사람은 정직하고 성실한 삶을 함께 살아왔고 만나는 모든 이를 친절, 따뜻함, 존중으로 대했다"며 "이들은 우리 가족의 중심이었으며, 이들의 부재는 헤아릴 수 없는 공허함을 남겼다"고 말했습니다.

(사진=호주 9뉴스 유튜브 캡처,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