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계 대부'로 불리는 로드니 브룩스 전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 연구소 소장이 최근 실리콘밸리를 휩쓸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열풍에 대해 "향후 15년간 막대한 자금이 사라질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습니다.
브룩스 전 소장은 2002년 군사용 자율주행 로봇 기술을 적용해 세계 최초 대중형 로봇 청소기, '룸바'를 탄생시킨 인물입니다.
브룩스 전 소장은 현지시간 14일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지금 테크업계는 인간처럼 생긴 로봇이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는 암묵적 가정에 빠져 있다"면서 "방향을 잃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로봇의 외형은 곧 능력에 대한 약속인데, 휴머노이드 형태는 과도한 기대를 불러온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테슬라, 피겨AI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기업들이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모습을 겨냥한 말입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생산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브룩스 전 소장은 "인간 수준의 손 조작과 균형 감각은 로봇공학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라며 "지금 기술로는 안전성조차 담보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의 손끝 감각을 설명하고 저장할 언어는 없다"며 생성형 AI와 신경망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브룩스 전 소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넘어질 경우 인간에게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다"며 "나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3피트 이내로 다가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과거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를 선도하기도 했던 브룩스 전 소장은 자신은 비관론자가 아니라 현실주의자라며 "로봇은 분명 인간과 함께 일하게 되겠지만, 바퀴를 달고 여러 개의 팔을 가진 형태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을 그대로 흉내 낸 범용 휴머노이드는 아닐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 취재 : 김민정 / 영상편집 : 최강산 / 제작 : 디지털뉴스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