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들, '난징대학살 추모일' 앞두고 일 지속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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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난징대학살 추도식

지난달 초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타이완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들이 난징대학살(1937년 12월 13일) 희생자 국가 추모일을 앞두고 일본 비판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오늘(12일) 논평에서 "88년이 지났지만 '만인갱'(萬人坑·피해자 유골이 다수 발견된 구덩이)에 쌓인 백골과 중화문 성벽의 총탄 흔적은 영원히 달래기 어려운 상처를 소리 없이 알려주고 있다"며 "30만 명의 동포가 참혹하게 살해당했고, 12초마다 생명이 하나씩 사라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난징대학살 피살자 국가 추모일을 제정했고, 신문·방송 등 매체들은 당시 참상을 다각도로 전하는 특집을 편성합니다.

12회째인 올해 국가 추모일은 최근 다카이치 총리의 타이완 관련 발언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중일 관계가 크게 경색된 상황과 맞물렸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전부터 그가 난징대학살을 부정하거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등 중국 국민 감정에 반하는 행동을 해온 인사라며 일찌감치 비난했는데, 그가 취임 후 '타이완 유사시' 발언을 하자 침략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논리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형국입니다.

해방군보는 "경계해야 할 것은 일본 내 일부 우익 세력이 역사 문제에서 역행하고 있는 점"이라며 "그들은 전쟁 범죄를 고의로 회피하거나 모호하게 하고, 심지어 침략 역사를 미화하면서 역사적 책임을 벗으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일본이 난징대학살 희생자 숫자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역사 교과서로 죄책을 희석하고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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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다카이치 사나에가 일본 수상에 취임한 뒤에는 더 공공연하게 역사를 후퇴시키면서 '타이완 유사는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망언한 것에 이어 이른바 '대만 지위 미정론'을 부추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일본 우익 정객의 각종 도발 행위를 관용·방임하는 것은 군국주의의 유령을 부활시켜 아시아 인민을 다시 위험한 지경에 빠뜨릴 뿐"이라고 했습니다.

관영매체들은 난징대학살 관련 증언과 영상 등을 앞다퉈 공유하면서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발신했습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망각할 수 없는 상처와 확고한 증거(鐵證)' 제하의 기사에서 88년 전 난징대학살을 경험한 생존자의 사연과 사과하지 않는 일본에 맞서 생존자들이 투쟁해 온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신화통신도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얼룩진 혈흔을 난징은 잊지 않을 것이고, 중국인은 잊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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